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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하이닉스 인수 포기… SKT 단독 응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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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하이닉스 인수 포기… SKT 단독 응찰?

입력
2011.09.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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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입찰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매각은 ▦SK텔레콤의 단독응찰이냐 ▦매각작업 자체가 중단되느냐의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STX그룹은 19일 "지난 7주간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예비 실사를 진행했으나 세계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수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STX는 돌연 하이닉스 인수전에서 빠지기로 한 것은 현재의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막대한 자금투입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TX관계자는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라며 "하이닉스의 낸드 및 비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이 향후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TX는 그 동안 중동 국부펀드와 손을 잡고 하이닉스를 인수하려 했으나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컨소시엄 구성에도 상당히 난항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STX의 인수전 참여포기 선언으로 채권단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오늘에서야 소식을 접했다"면서 "조만간 채권단 논의를 통해 하이닉스 입찰과 관련한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방향은 두 가지다. 남은 입찰희망자인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것인가, 아니면 유효경쟁(복수의 인수희망자가 입찰에 참여하는 것) 성립이 되지 않는 만큼 매각작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느냐다.

현재로선 SK텔레콤 단독응찰로 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채권단 일원인 정책금융공사의 유재한 전 사장은 한 곳만 응찰하더라도 입찰을 진행할 방침임을 밝힌 상태. 당시 그는 "단독 응찰 시 기간을 2주일 정도 연기하되, 그래도 다른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단독 응찰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채권단 일각에선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 전 사장의 개인적인 의견이었으며 채권단 사이에 합의된 내용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현재의 세계경제의 불투명한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에 무산될 경우 하이닉스 매각은 언제 다시 시작할 지 일정조차 잡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흥행'에는 실패하더라도,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도 "정해진 일정대로 그대로 가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SK텔레콤도 STX의 인수 추진 중단에 관계 없이 그대로 응찰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향후 가격협상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STX의 이탈로 '가격경쟁'자체가 성립되기 힘들어진 만큼, 상대적으로 협상 주도권은 SK텔레콤으로 넘어온 상황. 경쟁자가 없어진 이상 SK텔레콤으로선 결코 높은 가격을 지불할 리 만무하지만, 그렇다고 10년 이상을 기다려 온 채권단 역시 '헐값'에 넘길 리는 만무하다. 어쨌든 채권단이 기대했던 가격보다는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본입찰은 내달 24일로 예정되어 있다. 다만 상황에 변화가 생긴 만큼 일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STX가 빠지는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하이닉스 매각은 안개속으로 접어들었다"며 "채권단과 SK텔레콤의 힘겨루기와 수싸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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