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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박 쌍두마차, 원조 일본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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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박 쌍두마차, 원조 일본 제쳤다

입력
2011.09.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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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지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유망시장.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활성화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충전가능한 2차 전지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2차 전지는 원래 일본이 종주국이었지만, 이미 우리나라가 일본을 추월한 상태. 여기에 2차 전지의 핵심부품인 '전지박'에서도 원조 일본을 앞지르는 개가를 거두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지박 시장에서 올 상반기 국내 업체들은 46%의 점유율을 기록, 34%에 그친 일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개별 기업으로는 여전히 일본 후루카와가 세계 1위이지만 공동 2위인 LS엠트론과 일진머티리얼즈가 각각 23%씩 차지해 양 사를 합치면 46%로 일본보다 많다. 나머지는 저가 중국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전지박은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부품이지만, 2차 전지에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이다. 2차 전지는 전류가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를 때 충전이 되고,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면 방전이 되는데 이 성질을 이용해 2차 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되풀이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양극과 음극의 소재. 양극은 알루미늄을 종이처럼 얇게 만든 알루미늄박에 양극재를 입혀서 사용하고, 음극은 전지박 위에 흑연가루 같은 음극재를 덧씌워 만든다. 따라서 전지박이 없으면 2차 전지를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전지박은 구리를 종이처럼 얇게 펴서 만든다. 은박지와 비슷한 구리종이에 해당하는 셈.

우리 업체가 일본을 앞지를 수 있었던 비결은 선두인 일본업체보다 저렴한 가격경쟁력과 대등한 품질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LS엠트론 관계자는 "영업비밀이어서 구체적 가격경쟁력을 밝힐 수 없지만 일본업체들보다 저렴하면서 품질은 대등하다"며 "2004년 처음 전지박 사업을 시작할 때 기존 동박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일본 업체들의 품질을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SDI가 지난해 2차 전지시장에서 세계 1위로 부상하고, 2분기 들어 LG화학 등 다른 국내 업체까지 가세해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일본을 앞선 것도 동반 성장의 요인이 됐다. 국내 2차 전지업체들은 LS엠트론과 일진머티리얼즈 등을 통해 전지박을 공급받고 있다.

세계 전지박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의 우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세계 1위인 일본 후루카와가 도호쿠(東北) 대지진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어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데다 엔고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이달 말까지 462억 원을 투자해 전지박 생산능력을 2배로 끌어올릴 계획. 심재설 LS엠트론 사장은 "적극적으로 투자해 2015년까지 전지박 시장에서 단일기업으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일진머티리얼즈도 전지박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전북 익산에 약 6만 평 규모의 땅을 122억 원에 매입, 전지박 생산 시설을 확장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전지박 시장에서 일본을 누르고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며 "전지박은 2차 전지 시장이 확대되면서 2015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이 30%에 이르는 유망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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