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돌입한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오히려 야권의 박원순 변호사를 향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전히 야권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박 변호사와 달리 4명의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서울 노원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보선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합동연설회에서도 예비후보들은 전날 1차 연설회에 이어 박 변호사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천정배 후보는 "박 변호사는 좋은 분이지만 민주당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니 자존심이 상한다"며 "민주당이 뭐가 어떻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추미애 후보도 "이 자리에 계신 출중한 민주당 후보들을 제쳐 놓고 밖에서 후보를 빌려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초조함은 민주당의 경선 레이스 시작에도 불구하고 당내 후보 모두 박 변호사와의 야권 단일화 가상 대결에서 두 배 이상의 큰 격차로 뒤지는 상황(한국일보-한국리서치 17일 조사)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 후보가 보선에 실제 출마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탓에 민주당 후보들로선 한나라당보다 박 변호사와의 차별화가 더 절실해진 것이다.
여기에다 민주당 경선에선 여성 후보 가산점 문제도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당헌ㆍ당규에 여성 후보에게 20%의 가산점을 부여토록 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박영선 후보, 추 후보가 혜택을 입게 된다. 하지만 천 후보와 신계륜 후보 측은 "두 여성 후보가 정치 신인도 아닌데 지나친 혜택을 받게 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서 당 지도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오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만나 "참여당이 꿈꾸는 정치와 세상도 제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참여당의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오후 강북구 수유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행정은 늘 약자 편에 서야 한다"며 '서민과의 소통' 행보에 주력했다. 이어 저녁에는 혜화역 앞에서 퇴근길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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