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병 5명 중 1명은 구타와 가혹행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월 초 해병2사단 총격사건 이후 군이 병영문화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도 장병들의 인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에게 제출한 국방부 특별검열단의 설문조사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8,025명 중 22.6%인 1,813명이 '병영생활에서 구타ㆍ가혹행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8월 23일~9월 1일 전국의 해병 장교ㆍ부사관 1,450명과 병사 6,575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것으로, 해병대 전체병력 2만8,000여명 중 훈련이나 작전 중인 장병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수조사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검단은 또 복무기간 중 구타나 가혹행위에 가담한 장병 63명을 새로 적발했다. 해병대는 총격사건 이후 구타ㆍ가혹행위에 연루된 장병에 대해 해병의 상징인 빨간 명찰을 떼는 등 극약처방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병사를 군홧발로 밟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려 추간판장애 6주진단이 나오게 한 A중사에게 벌금 200만원과 견책, 후임이 자세가 불량하다며 뺨과 뒤통수, 정강이 등을 수 차례 가격한 1사단의 B병사에게 휴가 제한에 그치는 등 가혹행위에 대한 징계가 지나치게 가벼운 사례들도 보고됐다.
김 의원은 "해병대가 왜곡된 온정주의부터 뿌리 뽑아야 병영문화가 제대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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