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대회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황당한 장면이 W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19일 현대제철과 수원FMC간 'IBK기업은행 WK리그 2011 플레이프'가 열린 강원 화천종합운동장.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리는 중대한 경기에서 심판진과 여자축구연맹의 운영 미숙으로 교체 아웃된 선수가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황당한 해프닝 발생했다. 해프닝은 1-1로 연장전에 돌입된 뒤 일어났다. 연장 전반 초반 현대제철은 정설빈을 대신해 김경신을 투입했다. 그리고 5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수원FMC의 항의로 교체 아웃됐던 정설빈이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수원FMC는 "선수 교체 제한수가 오버됐다"고 항의하며 심판진에게 정정을 요구했다. 수원은 현대제철이 전ㆍ후반을 통틀어 이미 5명을 교체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선수 투입이 불가능하다며 항의한 것. 수원 측에서 너무 거세게 항의하자 심판진은 상황 수습을 위해 일단 연장 전반 6분에 다시 정설빈을 집어넣었다. 이유야 어찌됐던 중대한 경기에서 교체 아웃된 선수가 다시 그라운드를 누비게 되는 어이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게다가 선수 교체 혼동이 일어난 가운데 고유정의 결승골까지 터져 사태의 심각성이 커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선수 교체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 연맹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의 경우 전ㆍ후반 5명과 연장 2명(골키퍼 1명 포함)을 포함해 총 7명의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현대제철에서 사용한 연장전 교체 카드는 정당했다. 그러나 명확한 규정을 알지 못했던 수원 측에서 거세게 항의하자 미숙한 심판진이 교체를 번복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문석 현대제철 감독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분명히 연장전에 선수를 교체할 때 대기심에게 3차례나 확인하고 교체했다. 플레이오프 선수 교체 규정을 수원 측에도 정확히 알렸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수원 측에서 우리가 잘못했다고 항의하는데 답답했다. 선수가 교체 아웃됐다가 다시 들어가면 흐름이 끊겨 우리만 손해"라고 억울해했다.
김정선 연맹 과장은 "연맹과 심판이 헷갈린 게 사실이다. 규정을 착각한 수원 측에서 정확한 룰을 확인한 뒤 '잘못했다'고 말하면서 떠났다"고 설명했다.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플레이오프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절대로 발생하지 말아야 할 해프닝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연맹과 심판진의 미숙한 경기 운영은 지탄 받아야 마땅하다. 플레이오프의 선수 교체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연맹과 양팀 사령탑, 심판 등도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
한편 현대제철은 2-1로 수원FMC를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현대제철과 고양대교의 챔피언결정전은 26, 29일에 열린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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