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퍼거슨호'가 '신예 천재 사령탑'에게 보낸 메시지는 강력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70) 감독과 '천재 사령탑'으로 주목 받는 첼시의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34) 감독의 첫 만남은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1986년부터 맨유를 맡아 프리미어리그(EPL)만 738경기를 치른 '원조 여우' 퍼거슨 감독이 EPL 4경기 경력뿐인 초년생 사령탑 보아스 감독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 궁금증을 낳았다.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은 '세계 최고의 무대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새내기 여우'에게 몸소 알려주며 판정승을 거뒀다.
퍼거슨 감독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1~12 EPL 첼시와의 라이벌전을 3-1 완승으로 이끌었다. 26년째 맨유 지휘봉을 잡고 있는 퍼거슨 감독은 매서운 공격력을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다운 강력함을 과시했다. 첼시를 잡은 맨유는 5전 전승으로 리그 1위로 치고 나갔다. 반면 3승1무로 무패행진을 달리던 보아스 감독은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젊은 피의 맹활약으로 최고의 초반 레이스를 구가하고 있는 맨유의 흐름은 첼시전에서도 이어졌다. 퍼거슨 감독은 '수비 듀오'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의 부상 공백에도 완벽한 경기력을 펼쳐내고 있다. 이적생 톰 클레버리(22), 애슐리 영(26), 필 존스(19), 다비드 데 헤아(21) 등을 내세운 세대교체 효과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젊고 빨라진 템포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맨유라 지난 시즌 득점왕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조차 설 자리가 없는 상황. 젊은 공격수 웨인 루니(26), 루이스 나니(25),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3) 등이 축이 된 공격진은 리그 5경기에서 21골을 퍼부으며 경기당 4.2골을 넣고 있다. 9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루니는 이날까지 8골을 넣은 첼시의 팀 득점보다 많은 골을 터트리고 있다.
이날 빅매치는 예상과는 달리 공격 맞불전으로 펼쳐졌다. 이전의 첼시전과는 달리 공격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베스트11을 구성한 퍼거슨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골키퍼 데 헤아가 전반 5분 애슐리 콜의 슈팅을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막아내자 맨유는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3분 뒤 맨유는 영의 프리킥을 수비수 스몰링이 헤딩으로 연결시켜 선제골을 뽑아냈다. 37분에는 나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으로 치고 들어가다 환상적인 무회전 중거리포로 골망을 갈랐다. 그리고 루니가 전반 종료 직전에 문전 혼전 중 흘러 나온 볼을 가볍게 득점으로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세 번째 골은 수비수 존스의 거침없는 공격 가담으로부터 비롯됐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골을 헌납했지만 데 헤아의 선방 등으로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보아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했지만 결국 스코어만큼 차이가 났다"며 패배를 순순히 인정했다. 한편 박지성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지만 벤치를 지켰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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