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위크’로 세계 경제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25일 글로벌 경제 현안을 다룰 이벤트들이 미 워싱턴에서 줄지어 열리기 때문이다. 최대 관심은 20, 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지난달 26일 회의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특단의 대책을 기대하는 시장을 향해 “9월 회의에서 부양책을 논의하겠다”고 언급,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4,470억달러 경기 부양책에 회의론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버냉키 의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내놓을 정책으로는 3차 양적완화(QE3), 보유채권 만기연장, 초과지급준비금 이자율 인하 등이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장기 국채를 매수해 보유채권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저금리 정책을 인플레이션 상한 3%, 실업률 하한 7.5%까지 유지하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22~24일, 23~25일 잇따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선 금융불안에 대한 글로벌 공조방안이 논의된다. 특히 유로 위기의 백기사로 떠오른 브릭스(BRICs) 재무장관들이 별도 회의를 열어 그리스 지원방안을 논의한다. 몸값이 높아진 중국은 지원을 조건으로 유럽연합(EU)에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은행들의 국제기구인 국제금융협회(IIF)는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브릭스에 200억유로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16, 17일 EU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담이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한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 국제공조에 대한 이견만 재확인할 것이란 부정적 관측이 많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문제만 해도 단기 처방이 어려워 합의를 끌어내기 쉽지 않다.
로버트 죌릭 세계은행 총재는 “누구도 돈 가방을 들고 와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브릭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것을 EU에 주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워싱턴 정치의 파당성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증세가 포함된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의회 특별위원회에 19일 제출한다. 그러나 공화당이 증세에 결사반대해 실현 가능성은 낮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실효성이 없는 선거용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은 “계급투쟁이 정치에는 정말 좋지만, 경제는 부패시킨다”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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