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이 국내 전체 제조업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상장 계열사들의 주식 시가 총액이 전체 주식시장의 절반을 넘는 등 재벌그룹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재벌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10대 기업집단의 제조업 매출 비율은 2007년 소폭 하락했다가 출총제가 사실상 폐지된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해 40%를 넘어섰다. 이들 기업집단 계열사들의 시가 총액(698조7,389억원)이 전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속 상승해 주가 급락 직전인 올해 8월 1일에는 52.2%를 기록했다.
기업집단들의 몸집 불리기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재벌기업집단 55개의 계열사 수는 2010년 127개, 올해는 290개가 늘어 1,554개에 달했다. 이 의원은 "상위 기업집단 20개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롯데, 현대중공업 등 9개에서 순환출자 구조가 발견됐다"면서 "출총제 부활과 함께 적은 지분을 가진 총수 일가가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게 하는 순환출자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총제는 2007년 4월 법 개정으로 적용대상 기업집단이 대폭 축소(자산 6조원에서 10조원 이상)됐고, 출자 한도도 25%에서 50%로 상향 조정돼 효력을 잃었다가 2009년 3월 완전 폐지됐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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