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의 '악동'으로 불리는 버펄로 빌스 소속 테렐 오웬스(38)가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21일까지 머물 오웬스는 19일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차움(차병원그룹 건강검진센터)을 오가며 검사와 진료를 병행하고 있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 골프의 타이거 우즈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스타로 꼽히는 오웬스를 괴롭히고 있는 건 무릎 십자인대다. 4월 시합 도중 찢어진 부위가 계속 말썽이다. 부상 후 수술을 2차례 받았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던 그에게 미국 스포츠병원 앤드류 인스티튜트의 주치의 제임스 앤드류 박사가 줄기세포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지난달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방 재건술에 성공한 미국 차병원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앤드류 박사가 오웬스에게 차병원을 소개했다는 것이다.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줄기세포 보관에 필요한 시설이나 기술은 미국 현지보다 국내 병원이 더 우수해 오웬스가 직접 방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무릎 상태를 정밀 검사한 오웬스는 의료진과 자신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보관한 뒤 향후 치료계획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웬스의 포지션은 와이드 리시버. 미식축구에서 동료의 절묘한 패스를 정확히 받아내고 쏜살같이 달려 수비수를 따돌리는 역할이다. 가장 빠르고 민첩한 선수들이 꿰차는 자리다. 무릎 때문에 지금은 활약을 볼 수 없지만 오른손이 부러지고 발목을 다치는 등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6년간 주요 공격포인트인 리시빙과 야드, 터치다운에서 랭킹 5위 밖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팬도 많고 안티도 많다. 스포츠스타로선 드물게 미국의 인기 TV 시트콤 '한지붕 아래서'에도 출연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문제아', '사고뭉치'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동료나 구단을 비난하는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오웬스는 줄기세포 치료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기존 수술로 회복되지 못한 부분이 실제로 해결될지는 불투명하다.
오웬스의 주치의는 김희천 차병원 정형외과 교수, 전체적인 협진 시스템 총괄은 이정노 차움 대표원장이 각각 맡았다. 이 원장은 "외국의 현역 유명 운동선수가 치료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는 처음"이라며 "1차적인 목표는 오웬스의 부상 부위를 치료하는 것이지만, 스포츠계 명품 의료관광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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