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 자주 소개되는 상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도시형 생활주택. 이름이 다소 낯설거나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그냥 교통여건 좋은 도심에 지어지는 소형 연립주택 정도로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진 까닭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서 유독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소형 주택부족에 따른 수도권 전ㆍ월세난이 가중되다 보니, 역세권 등 대중교통 입지가 좋은 곳에 지어지는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세입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입니다.
부동산 투자자들로선 은행 금리의 몇 배에 달하는 짭짤한 임대수익을 챙길 수 있으니 새로운 '효자 상품'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죠. 건설사들도 이런 분위기를 놓칠세라, 예전 같으면 영세 주택업체들이나 참여하던 사업에 이젠 굵직굵직한 건설사들까지 경쟁적으로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설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도시형 생활주택은 과연 임대 투자자와 건설사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효자 상품일까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인기가 일시적으로 과다하게 쏠리면서 개발관련 비용이 지나치게 오른 탓에 최근에는 투자수익과 분양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도시형생활주택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면 즉시 땅값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사업비가 올라가 분양가도 비싸졌고, 높은 분양가를 내고 임대를 주려니 임대수익률은 전보다 낮아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벌써 형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대수익형 상품의 경쟁력은 저렴한 분양가에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도심 곳곳에서 우후죽순으로 지어지는 도시형 생활주택 중에는 임대상품으로서 가장 우선시 돼야 할 '덕목'인 분양가 경쟁력을 놓친 곳들이 꽤나 있습니다. 고분양가의 함정에 걸린다면 건설사는 미분양의 늪에, 임대사업자들은 투자 실패를 피하기 힘들어집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듯, 도시형 생활주택도 좀 더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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