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한국테니스의 자존심 이형택(35)이 제92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 출전한다. 이형택은 18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고향 강원도의 명예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라켓을 잡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지난해 경남 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도 강원대표로 참가해 안재성(26)과 짝을 이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일궜다. 당시 이형택은 은퇴 한 지 1년여를 훌쩍 넘겼지만 공백기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녹슬지 않는 기량을 선보였다.
1993년 춘천 봉의고를 졸업한 이형택은 앞서 건국대(서울)와 삼성증권(부산) 소속으로 체전에 출전한 바 있다. 하지만 고향 강원대표로 나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이형택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임용규(21ㆍ한솔오크밸리)와 호흡을 맞춰 단체전 2연패에 도전한다. 국가대표 에이스인 임용규는 8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단식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 등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형택의 노련미와 임용규의 파워가 합작하면 금메달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형택은 "후배들이 나를 꺾어야 한국테니스가 산다"며 "금메달에 대한 욕심으로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일 이번에도 우승하면 현역복귀를 선언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씁쓸해 했다.
이형택은 2009년 11월 코트를 떠나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재단'을 설립, 강원 춘천시에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편 2011년 전국체전은 10월6일부터 12일까지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 19개 시·군에서 열린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