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장 이호준(35)은 최근 김성근 전 감독의 경질을 둘러싼 SK의 팬들의 현수막 시위가 벌어지자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 팬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선수단 미팅도 소집해 의기투합을 강조했다. 중요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시점인 만큼 주장으로서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그는 그라운드 안에서도 역시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다웠다. 이호준은 18일 인천 한화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시즌 30호, 통산 581호, 개인 5호)을 포함해 6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의 13-5 대승에 앞장섰다.
지난 8일 롯데전 이후 열흘 만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호준은 3-0으로 앞선 2회 2사 만루에서 한화 선발 송창식의 초구 직구(141㎞)를 힘껏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비거리 110m)을 쏘아 올렸다. 이 한방으로 승부는 일찌감치 끝났다.
이호준은 또 9-0으로 승부가 기운 3회 2사 만루에서도 2타점을 보태는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2사 후에만 6타점을 올리는 해결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4타수 2안타(1홈런) 6타점 1득점의 활약. 이호준의 만루홈런은 2005년 7월21일 인천 KIA전 이후 6년여 만이고, 1경기 6타점은 2004년 8월24일 인천 LG전에서 8타점을 올린 이후 최다 기록이다.
이호준은 “초구 직구를 노려 밀어 친다고 생각했는데 적중했다”면서 “팀이 중요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주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는 홈런 두 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올시즌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종전엔 11점이 네 차례 있었다. SK는 전날 한화 류현진에게 막혀 6연승이 좌절됐지만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이날 나란히 승리한 3위 롯데에 승률에서 앞선 2위 자리를 지켰다. SK(0.547)가 롯데(0.546)에 1리 앞선다. 한화 외국인타자 가르시아는 0-11로 뒤진 4회 시즌 15호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한국 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숭용의 은퇴 경기가 열린 목동에서는 넥센이 삼성전 5연패에서 벗어났다. 넥센은 선발 문성현의 6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와 3회말 터진 김민우의 결승타를 앞세워 삼성을 4-2로 제압했다. 문성현은 삼성전 3연패를 탈출하며 시즌 5승(11패)에 성공했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인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지만 7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시즌 7패(6승)째를 떠안았다. 홈런 선두 최형우는 8회초 윤지웅으로부터 시즌 29호 홈런을 뿜으며 이 부문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2위 롯데 이대호와는 3개차.
잠실에서는 롯데가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홈런 3방을 앞세워 두산을 6-3으로 누르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장원준은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3승째(6패)를 올려 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리딩히터 이대호는 3안타를 보태 시즌 타율을 3할6푼3리까지 끌어 올렸다.
광주에서는 KIA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 1사 만루에서 터진 차일목의 끝내기 그랜드 슬램을 앞세워 7-3으로 승리했다. 연장 끝내기 만루홈런은 시즌 1호, 통산 5호. 끝내기 만루홈런은 시즌 1호, 통산 15호.
차일목은 “LG 투수 임찬규가 직구 제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초구나 2구에 승부를 내겠다고 마음 먹었다. 생애 첫 만루홈런이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현역 최고령 타자 KIA 이종범은 3회 역대 3번째 개인통산 1,100득점을 올렸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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