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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 에어쇼, 추락 2초전 조종사가 방향 바꿔 피해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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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 에어쇼, 추락 2초전 조종사가 방향 바꿔 피해 줄였다"

입력
2011.09.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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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의 생명을 구했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끝까지 조종대를 놓지 않은 조종사의 살신성인 정신이 미국 사회를 감동시키고 있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다.

사고는 16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께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내셔널 챔피언십 에어 레이스'에서 조종사 지미 리워드(74)가 조종하던 P-51 머스탱 비행기가 관람석 앞으로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와 관객 6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관객 2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했다.

비행기는 사고 직전 수직 상승한 뒤 약 20여명이 앉아 있던 관람석 앞 박스석으로 떨어졌다. 비행기가 산산조각 나면서 파편이 튀었고 현장은 자욱한 연기와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간 신체, 흐르는 핏물로 인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리워드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고 직전 급히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녹화 비디오에는 하늘에서 연속 회전하던 비행기가 돌연 수직에 가깝게 상승해 관중으로 꽉 찬 메인 스탠드를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가 추락한 것으로 나온다. 현장에 있던 벤 크리셀은 "추락 2초 전 조종사가 관중석을 본 뒤 수직 상승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관람석 가운데로 떨어져 200~300명의 사상자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현장에 있던 존 웨한은 리워드의 페이스북에 '지미, 당신이 나의 생명을 구했다'며 '우리로부터 15m 가량 벗어나려고 비행기를 수직 상승시켰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목격자들도 그가 마지막 순간 비행기를 끌어 올리지 않았으면 수천 명이 다쳤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플로리다주 오캘러 출신의 리워드는 120여 차례의 레이스 경험을 지닌 베테랑 조종사로, 영화 '아멜리에'와 '클라우드 댄서' 등에 스턴트 조종사로 출연했다. 그가 몰았던 P-51 머스탱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처음 투입된 미군 전투기인데 리워드는 자신의 비행기에 '질주하는 유령(Galloping Ghost)'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번 사고로 에어쇼의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abc뉴스는 '지면에서 1m 50㎝ 위로 날기도 한다'는 홍보 문구를 예로 들며 에어쇼가 속도와 스릴만 강조한 것이 참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7일 오후 웨스트버지니아주 마틴스버그에서 열린 에어쇼 '썬더 오버 더 블루 릿지' 에서도 시범비행을 하던 비행기가 추락해 민간인 조종사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조종사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투기로 이용됐던 T-28기로 편대비행 시범을 보이던 중이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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