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독자 외교를 기치로 내걸었던 일본 민주당이 집권 2년만에 국제 정치의 냉엄함을 인식하고 현실노선으로 회귀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정권은 오키나와(沖繩)현 기노완(宜野湾)시 후텐마 미 공군기지 이전문제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인근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충돌사건을 겪은 후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2009년 자민당 정권을 종식하고 권력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지금까지 걸핏하면 미국에 의존해 왔다”며 후텐마 기지의 국외 이전을 표명하고 중국 등과 관계를 공고히 하는‘동아시아 공동체구상’을 제창했다. 미국은 후텐마 기지 문제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그의 발언에 불신감을 표명했다. 외교 정책을 중국 중시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낳았다.
민주당은 후텐마 기지 이전을 놓고 여러 가능성을 모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결국 당초 예정지인 오키나와내 나고(名護)시 헤노코(辺野古)지역으로 이전한다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통신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알면 알수록 오키나와의 미군이 (전쟁)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감했다”며 “인식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또 2009년 12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 일왕과의 특별회견을 실현시키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힘썼으나, 중국은 지난해 9월 어선충돌사건을 둘러싸고 일본 정부에 고자세로 일관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미일관계의 악화가 중국의 오만을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에 대한 굴욕외교 비판이 일자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는 남사군도(南沙諸島, 스프래틀리)의 방위에 힘쓰는 한편, 6월 미일안전보장협의회에서 후텐마 기지 대체시설을 명기하고 중국에 국제적인 행동규범 준수를 촉구하는 공동문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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