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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언제나 용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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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언제나 용감한

입력
2011.09.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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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용감한그 사나이는 확신에 찬 태도로유명했는데차츰 그는 그와 반대되는 것에서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매일매일 어두워지는 것이라든가,무도회장에서 발이 부러지는 것 따위의불행한 일들을 허용했다.숲 속에서 그는진지한 시간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정원에서 그는꽃을 그리워하게 되었다.그는 물질적인 것이 쌓이는 것을경멸하고격언대로 살았다.그는 생각에 잠긴 듯 턱을 괴었다마치 하고 물으려는 듯이.다감한 확신은그에게서 사라졌다.

● 인생에서 가장 확신에 찼던 순간은 여덟 살. 우린 옆 자리에 앉은 짝이 얄미워 함께 쓰던 책상에 금을 긋고 용감하게 말했었죠. "지우개라도 넘어오면 넌 죽어!" 또는 이승복 어린이의 일화를 배우며 "나도 공산당이 싫어요!" 그 다음으로는 열여덟 살.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헤르만 헤세를 읽으며 확신했어요. "이 소설들 속의 주인공처럼 방랑과 사랑을 직업삼아 살 것이다!" 스물여덟 살의 확신은 무엇이었더라? "넌 나의 마지막 사랑이다"였던가. 자갈돌처럼 단단했던 말들이 다 부스러지고 무엇을 확신했는지조차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졌어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확신에 반대되는 것에서 찾아낼 즐거움이 있어서. 금빛 마천루 아래로 걸어가며 의심할 수 있어서요. 도시의 "어딘가 불타고 있지 않은가?" 사실 이 문장은 어느 소설에서 본 것 같아요. 보르헤스의 , 이 작품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아니어도 가을 벤치 위에서 보르헤스를 읽으면 참 좋을지 몰라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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