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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약진하는 신성장 중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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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약진하는 신성장 중국 기업들

입력
2011.09.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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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인 차이나' 기업의 약진이 눈부시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일본 파나소닉의 자회사 산요 백색가전 부문을 최근 인수해 수요가 급팽창하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흥전략산업으로 선정돼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업체로 거듭난 둥펑ㆍ창청 자동차는 중국 내 미래가치투자 1순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열기 속에서 급성장한 비궤이웬ㆍ아쥐러 등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새로운 대륙' 중국 중서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기업의 위협적인 성장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선정한 '2011년 아시아 유망 50대 상장기업'에는 중국 기업이 절반이나 됐다. 한국 기업은 CJ 등 8개였으며 일본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선정된 포춘 글로벌 500대기업 리스트에도 중국 기업이 69개나 포함돼 미국(133개) 다음으로 많았다. 2005년 아시아 유망 50대 상장기업에 5개 밖에 없던 중국 기업이 올해 25개로 다섯 배나 증가한 양적 성장도 놀랍지만 전업종에 걸쳐있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끈다. 멍뉴와 왕왕 등 식품업체에서부터 자동차, 시멘트, 부동산개발, 가전, IT, 기계제조, 금융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두루 순위에 진입했다. 시장경제체제로 그만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 정부는 계획과 규모의 경제 실현에 올인하면서 그 동안 국영 기업에 지원과 혜택을 주었는데 최근에는 창의성, 기술력, 벤처 마인드 등으로 무장한 민영기업이 대거 등장해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공상연합회에 따르면 최대 민영기업인 화웨이기술을 비롯해 장쑤사강과 쑤닝전기, 레노버 등 500대 민영기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성장에 구조 조정, 발전 방식의 전환, 인수합병 등이 큰 몫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이 시장경제 구조의 틀을 갖춰가는 새로운 변화로 해석된다.

중국 기업의 빠른 변화를 바라보는 한국 기업의 위기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중국삼성경제연구소(SERI차이나)의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경쟁력과 위상을 유지할 것으로 믿는 사람은 없다"며 "중국삼성이 최근 신수종 사업 물색에 여념이 없는 것도 그 같은 위기감 때문"이라고 초조함을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10년이 아니라 3~5년 안에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중한국상공회의소가 중국 진출 한국 기업 200여사를 대상으로 중국경제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53.8%가 3년 안에 한국 기업의 경쟁 우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19.2%는 이미 경쟁우위가 없다고 말했으며 28.4%는 4~6년 안에, 10.1%는 7~10년 안에 각각 경쟁우위를 잃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함께 하는 사업 파트너 전략 필요

그렇다면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은 끝없이 경쟁만 해야 할까. 일부에서는 이제 중국 기업을 경계의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사업 파트너로 만드는 노력도 요구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친구도, 적도 없는 시장경쟁 쟁탈전에서 '세계의 시장' 중국을 얻으려면 중국 기업과 기술 제휴, 자본투자협력, 정보ㆍ유통ㆍ물류 채널 공유 등 치밀한 전략적 제휴와 과감한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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