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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증가세 둔화하더니… 금융권 연체자 올해 18만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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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증가세 둔화하더니… 금융권 연체자 올해 18만명 급증

입력
2011.09.1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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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만 금융권 연체자가 18만명 가까이 늘었다. 은행 빚뿐 아니라 고리의 카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자가 늘고 있는데다, 빚을 못 갚아 손을 벌리는 중소기업도 증가 추세라 본격적인 '연체 대란' 우려마저 나온다. 대출 억제와 글로벌 경기침체 탓에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금융기관 연체자 수는 109만8,878명으로 반년 전인 지난해 말(91만9,570명)보다 17만9,408명(19.5%) 늘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말 17만명, 2010년 말 13만명 등 감소세를 보이다 반전된 것이어서 충격이 더하다.

대부분 시중은행의 연체비율은 이미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009년 3월(0.6%) 고점을 찍고 낮아지다 올 들어 급격히 올라 7월 말 0.77%를 기록 중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1%를 넘은 적이 없던 국민은행은 6월 말 0.96%로 상승세다. 하나은행의 7월 말 신용대출 연체율(0.88%)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였던 2009년 6월(0.97%) 수준에 육박한다.

금리가 최대 28.5%에 달하는 신용카드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연체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헌(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현재 6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연체율은 2.3%로 지난해 말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카드(3.6%), 삼성카드(3.4%), 하나SK카드(2.2%) 등의 순이다.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연체율은 2.5%로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반면, 카드사들은 이를 통해 20% 안팎의 고수익을 기록해 금리 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도 팍팍하긴 매한가지다. 신용보증기금이 빚을 갚지 못한 기업 대신 대출금을 갚아준 비율(대위변제율)은 8월 말 전체 보증금 대비 3.6%까지 높아졌다. 대위변제율은 2009년 말 3.4%, 지난해 말 3.2%로 낮아졌다가 올 들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연체율을 떨어뜨릴 뾰족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정도로 물가가 급등해 기준금리 인하가 여의치 않은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억제해 연체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마저 빠르게 둔화하고 있어 대외변수에 취약하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자금사정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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