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29ㆍ서울)이 부활의 나래를 활짝 폈다. K리그에서 무려 5년 6개월 만에 신명에 겨운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동진의‘한방’으로 분위기를 되살린 FC 서울은 짜릿한 역전극으로 펼치며 3연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은 김동진의 동점골과 강정훈의 역전 결승골을 묶어 부산 아이파크에 2-1로 역전승 했다. 오랜 만에 홈 구장 그라운드를 밟은 김동진은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은 지난 9일 대구와의 K리그(1-2), 15일 알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1-3)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18일 부산전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 5월8일 상주와의 K리그(4-3) 경기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선 김동진이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김동진은 한때 축구 국가대표팀의 붙박이로 활약한 스타 플레이어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끈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김동진을 왼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하기 위해 이영표(34)를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시켰고, 독일 월드컵 후 자신이 부임하는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에 김동진을 스카우트했다.
그러나 2009년 건강상의 이유와 병역 문제가 걸림돌이 돼 유럽 클럽으로의 이적이 무산되고 K리그로 복귀하며 슬럼프가 시작됐다. 축구 대표팀에서 거듭 부진한 모습을 보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출전도 무산됐다. K리그에서도 과거와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 서울로 복귀했지만 ‘벤치 워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동진은 팬들의 뇌리 속에서 빠르게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스타는 위기에서 이름 값을 해내기 마련. 김동진은 부산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18분 천금의 동점골을 터트렸다. 김동진은 서울의 코너킥 상황에서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이요한이 걷어낸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 골 네트를 갈랐다. 포효하며 A보드를 넘어 서포터스석으로 향한 김동진은 날개 짓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김동진이 K리그에서 골을 터트린 것은 2006년 3월 포항전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김동진의 동점골로 사기가 충천한 서울은 맹공을 펼친 끝에 후반 44분 강정훈이 역전 골을 터트리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 13승 7무 6패(승점 45)로 3위를 지켰다. 한편 수원은 강릉 원정경기에서 어렵사리 강원을 1-0으로 제압하고 승점 42점으로 서울의 뒤를 쫓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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