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 되리라.”
일제강점기 식민지 조선인들이 가슴 뜨겁게 읽었던, 인도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의 시 ‘동방의 등불’은 이렇게 시작한다. 인도는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다.
타고르는 1913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말년에는 그림에 몰두한 화가이기도 하다. 60대 중반부터 그림을 그렸다. 미술을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붓 가는대로 자유롭게 그린 그림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전시회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과 인도 우정의 해를 기념해 타고르의 그림 49점을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전시한다. 원시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상상의 동물들, 풍경과 꽃, 몸짓으로 이야기하는 인물과 극적인 장면, 얼굴 초상화의 네 부류로 나눠 소개한다. 타고르 탄생 150주년을 맞아 인도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세계 순회전으로, 한국 전시 후 영국으로 간다.
오미환 선임기자 ohm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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