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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9ㆍ19공동성명 6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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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9ㆍ19공동성명 6주년

입력
2011.09.1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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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장관을 지낸 송민순(민주당ㆍ비례대표) 의원은 외교부 시절 비유의 달인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복잡하고 미묘한 외교협상 결과를 정곡을 찌르는 비유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곤 했기 때문이다. 특히 6자회담 수석대표 시절에 그런 능력이 돋보였다. 2005년 진통 끝에 빛을 본 9ㆍ19공동성명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설계도’, 그 2년 뒤 채택된 2ㆍ13합의를 ‘1차 시방서’라고 설명한 게 대표적이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이를 위한 북핵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를 ‘한 지붕 아래 두 개의 기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6자회담 틀을 감시 받는 목장의 우리에 비유하고, 거기에 들어가 있는 참가국들 가운데 무단으로 빠져 나올 경우 총을 맞게 된다는 말도 했다. 6자회담 틀이 참가국들에 상당한 구속성을 갖는다는 점을 재치 있게 설명한 것이다. 2008년 12월 6자회담이 사실상 좌초된 상태에서도 참가국들 중 배에서 내리겠다는 참가국이 없다는 사실도 6자회담 틀의 구속성을 뒷받침한다. 6자회담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도 하다.

■ 북핵 불능화라는 2단계까지 나아갔던 6자회담은 그 다음 단계인 핵 폐기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검증의정서 합의 실패로 중단된 상태다. 송 의원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이루어진 조치(2단계 핵 불능화)’검증이 아니라 ‘이루어질 조치(3단계 핵 폐기)’에 대한 검증방식을 미리 합의하자는 미국 요구를 북한이 수용하지 못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미래행위 검증방식을 미리 확보하려는 의욕은 좋으나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북한이 6자회담 중단을 틈타 제2차 핵실험을 하고,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을 발전시키고 있는 현실로 볼 때 일리 있는 지적이다.

■ 9ㆍ19공동성명이 오늘로 채택 6주년을 맞았다. 이 공동성명이 제시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구축은 우리만이 아니라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추구하는 목표다. 이 공통의 목표를 실현해 가야 할 6자회담이 3년 가까이 중단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이번 주중 베이징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2라운드 대화의 막을 여는 제 2차 남북 핵 회담이 열린다고 한다. 회담 재개를 서두르되 목표를 이룰 때까지 절대 빠져나갈 수 없게 목장의 우리를 단단히 손보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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