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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도 시장 후보 '투트랙 경선' 치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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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도 시장 후보 '투트랙 경선' 치르나

입력
2011.09.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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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에서 10ㆍ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야권과'닮은 꼴'절차를 밟아 선정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당내 경선을 실시해 후보를 선출한 뒤 외부 인사와 또 경선을 치르는 '투트랙'으로 여권 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미 박영선 정책위의장, 천정배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의 4자 대결로 당내 경선을 실시한 뒤 박원순 변호사 등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밟기로 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도 이런 식으로 후보를 뽑자는 얘기가 16일부터 본격적으로 나왔다. 나경원 최고위원과 김충환ㆍ권영진 의원 등으로 당내 경선을 치른 뒤 당 밖 인사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쳐 범여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외부 인사로는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가 급부상했다. 이변호사는 이날"지금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면 누가 나가도 어렵다"며 이 같은 경선 방식을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의중도 이 방식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우리가 선정 방식을 미리 정해놓고 틀에 갇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누가 됐든 입당이 우선"이라며"우리 당 후보를 뽑은 후에 이 변호사와 단일화하자는 것은 황당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야권 후보 단일화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해온 한나라당이 슬그머니 이를 따라 간다면 면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력 후보인 나 최고위원도 부정적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 변호사가 투트랙 경선을 주장하며 당 밖에 머무는 것은 몸값 올리기 차원일뿐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어쨌든 여당마저 당 밖 인사와 후보단일화를 생각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데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이 한몫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유권자들이 "정당이 공천한 후보는 누가 됐든 탐탁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 정치권은 유권자의 시선을 단단히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바람'으로 보여준 정당 정치 위기의 또 다른 양태인 셈이다.

현재 여야의 서울시장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당 밖 인사가 비슷한 경력과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공교롭다. 이석연 변호사는 1994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박원순 변호사는 95년 참여연대에 각각 둥지를 틀었다. 이 변호사는 경실련 사무총장을, 박 변호사는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각각 맡았다. 두 사람은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참여연대가 주도한 낙천ㆍ낙선 운동에 대해 입장 차를 보이며 '같으면서도 다른'시민운동가로 갈라섰다. 노무현 정부 이후 이 변호사와 박 변호사는 각각 보수와 진보의 색채를 분명히 했다. 박 변호사는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등을 맡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 및 진보진영과의 연대에 매진했고, 이 변호사는 행정수도 이전 위헌소송을 주도한 데 이어 이명박 정부 초대 법제처장을 맡았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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