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16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최대 수혜자로 판단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의원들에게 정치후원금을 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제가 확인한 의원도 꽤 되는데 전부 돌려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한미FTA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다.
최 의원은 "이것은 한미FTA 처리를 위한 간접적인 국회 유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얼토당토않은 청목회 사건으로 야당 의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이 후원금이 회사공금이거나 그룹의 비자금으로 판명되면 청목회 사건과 마찬가지로 정치자금법 위반이 되고, 한미FTA 처리 이후엔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도 대가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현대차그룹은 자금 규모와 출처를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9월 7~14일 후원계좌에 현대자동차 부사장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HMC증권과 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명의로 각 100만원씩 총 400만원이 입금됐다"면서 "400만원을 모두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들에 대한 로비에 앞서 현대차 내부의 비정규직 문제해결과 1조원의 사회환원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발언이 나오자 민주당 의원실에선 후원금 내역을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의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후원금 내역을 살펴보니 이달 중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와 이노션 임원 명의로 100만원씩 총 200만원이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반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미FTA와 관련해 국회에 후원금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며 "일부에서 지적하는 후원금 문제는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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