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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신도림 한복판에 특급호텔… 서울 비즈니스 지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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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신도림 한복판에 특급호텔… 서울 비즈니스 지도 바꾼다

입력
2011.09.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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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도림일까. 도심 명동이나 강남의 역삼동 서초동도 있는데, 결코 화려한 동네라고 할 수 없는 신도림을 택한 것일까.

지난 16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D-Cube City)' 안에 문을 연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이하 쉐라톤 호텔)을 보는 순간 그런 궁금증이 떠올랐다.

사실 쉐라톤 정도의 특급호텔이라면 이 동네랑은 딱 어울리는 건 아니다. 서울의 특급호텔하면 웨스틴조선ㆍ롯데ㆍ프라자 호텔 등이 몰려 있는 명동~소공동 일대나, 라마다 르네상스 인터콘티넨탈 리츠칼튼 호텔 등이 줄지어 들어선 테헤란로 라인이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립쇼를…"이라는 록밴드 자우림의 노래 '일탈'의 가사처럼, 신도림이 지하철 1ㆍ2호선이 교차하며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한 곳이긴 하지만 누가 봐도 부유층이나 관광객 등 호텔 수요층과는 거리가 있는 동네임은 부인키 어렵다.

쉐라톤 호텔의 파격은 입지만이 아니다. 세계적 호텔경영 전문회사인 스타우드(Starwood)가 운영하고, 일본 롯본기 힐스의 설계를 맡았던 세계적 건축회사 미국의 저디(Jerde)사와 일본 모리(Mori)사가 컨설팅을 맡아 설계했다. 규모도 어마어마해 총 19층(지하1층ㆍ6~8층ㆍ27층~41층)에 269개의 객실과 4개의 레스토랑,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랜드 볼룸, 12개의 연회장 등을 갖췄다. 특히 '로비=1층'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국내 호텔 중 가장 높은 41층에 로비를 설치했는데, 여기서 보는 서울시내 야경은 그야 말로 압권이다.

쉐라톤 호텔의 총지배인인 데이비드 커든(52ㆍ호주)을 만났다. 호텔리어 집안에서 자란 그는 이번 총지배인을 맡기 전까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유수의 특급호텔 오픈을 진두 지휘했다. 태국 파타야에서 첫 번째 5성급 부티크 리조트를 성공적으로 오픈시키는 등 호텔 오픈과 경영에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 받은, 소위 '호텔계 미다스의 손'이다.

데이비드 커든은 "왜 신도림인가"에 "서울의 서남권에는 특급호텔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호텔 오픈을 준비하면서 이 지역에 호텔 수요가 많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실제로 오픈 이후 이달 말까지 이미 객실 예약이 95%"라며 신도림을 택한 스타우드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특히 김포공항에서 25분, 인천공항에서도 한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는 큰 강점이라는 게 커든 총지배인의 설명. 그는 "인근 구로와 가산 디지털단지를 비롯해 국제 금융단지로 발돋움한 여의도 등과도 가까워 비즈니스 고객을 전략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는 호텔의 성공에 대해 '직감'이 있는 듯 했다. 타고난 본능은 아니지만, 호텔 경영의 오랜 노하우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신도림 특급호텔'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했다. 커든 총지배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호텔관련 리서치 회사의 조사결과를 꼼꼼히 살펴봤다"며 "호텔 산업이 정체기를 맞고 있는 중국, 일본과는 달리 한국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복합쇼핑몰과 호텔의 시너지효과도 크다는 게 그의 판단. 그는 "복합쇼핑몰과 호텔은 서로의 가치를 상승하게 하고 다양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쇼핑몰에 들어선 특급호텔은 강남지역 특급호텔보다 고객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어 좋은 반응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디큐브시티와 상품을 연계한 다양한 패키지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신도림 쉐라톤의 성패에 따라 서울은 물론 다른 대도시의 호텔지형도 바뀔 전망이다. 만약 신도림에서의 승부가 성공한다면,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서울의 어느 외곽지역에 또 다른 대형 특급호텔이 들어설 지도 모를 일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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