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종결자/더들리 위크스 지음ㆍ남궁은정, 이현정 옮김/커뮤니케이션북스 발행ㆍ280쪽ㆍ2만4,000원
살면서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 가족 친구 직장 연인 등 인간관계가 있는 곳엔 어김없이 갈등 요소가 존재한다.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채 굳어질 때다. 이미 정치 경제 종교 등 각 분야에서 갈등이 가진 사회적 비용은 만만치 않다. 그 최악의 경우는 전쟁이다. 이러다 보니 갈등 해결에 대한 관심은 전 지구적인 것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갈등 해결 전문가로 유명한 더들리 위크스의 <갈등 종결자> 는 갖가지 갈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해법의 첫 걸음은 갈등에 대한 인식 변화다. 갈등은 불가피한 현상이며, 부정적인 것도 아니고, 나아가 상호이해를 통해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긍정의 갈등론'이다. 갈등>
갈등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체득된 것이다. 미국 남부의 인종 차별과 성(性)을 둘러싼 수많은 갈등 환경에서 자라난 그는 사람들이 갈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목격했다. 훗날 인권과 사회변화 운동가로 일하게 된 그는 갈등을 효과적으로 다뤄야만 개인과 사회의 삶이 긍정적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저자는 제일 먼저 갈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자고 주장한다. 갈등의 고착화는 상대방과 자신의 다른 입장을 이해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강자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을 압박하거나, 상대방과 마주치지 않음으로써 갈등의 여지를 없애버리는 행동을 선택한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갈등 자체를 해소시키지는 못한다.
책은 추상적인 방식이 아닌 본격적인 갈등 해결 작업의 과정을 제시한다. 갈등 상대와 소통하기 위해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 적절하게 말을 꺼내는 방법 등은 과연 해소의 절차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일방이 아닌 모두에게 득이 되는 합의를 위해 이 같은 번거로운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과정의 아래 깔린 것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태도다. 결국 '나'에서 '우리'로 인식의 영역을 넓히자는 제안이다.
송준호기자 trist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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