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요즘 읽는 책은.
"박민규의 <더블> ." 더블>
_왜 이 책을.
"우연히 철 지난 월간지에 평소 알고 지내는 건축가 김석철씨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걸 발견했는데 '한국 문학계의 새로운 별이 나타난 것 같다'며 이 책을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서점에 들렀을 때 작가 이름만 기억이 나 한 번 다른 책을 잘못 샀다가 잡지를 확인하고 다시 구입했는데 과연 '문학계의 별'이라는 표현이 맞는 말이더라."
_이 책의 좋은 점은.
"어떻게 보면 흔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작가가 감각적으로 조립을 잘했다는 느낌이다. 문장 구성도 단순히 이야기를 나열하는 식이 아니고 독특하게 단락을 구분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현대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점을 바탕으로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실수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의식의 흐름을 잘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다. 인생은 그런 면에서 참 재미있지 않나. 작가가 인간을 묘사하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는 듯하다. 모처럼 기분 좋게 소설을 봤다. 동시에 '이런 희곡 작가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_인상적인 대목은.
"치매에 걸린 부인과 자살 여행을 떠나는 노인의 이야기인 '누런 강 배 한 척'과 여자 때문에 회사 공금까지 횡령하고 대리운전 기사가 된 남자가 주인공인 '별'이 기억에 남는다. 공연을 만드는 사람이 볼 때 작품의 좋은 소재가 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다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도 흥미롭다. 예컨대 성애장면 같은 것만 봐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독자가 상상하게 한다."
_추천한다면.
"많은 이가 읽으면 좋겠다. 압축해 쓰는 게 소설가의 탁월한 기술 중 하나인데 이 책은 그런 보석 같은 단편을 모았다. '누런 강 배 한 척'을 50, 60대가 읽으면 자신의 인생을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을 듯하고 '별'은 인생에서 큰 좌절을 겪은 30, 40대에게 권하고 싶다. 다들 '별'의 주인공처럼 '그런데 오빠' 하고 선물을 요구하는 아름다운 여성에게 이것저것 다 내준 경험 한 번쯤은 있지 않겠나. 또 그게 인생이기도 하고."
<더블> 은 '상상력의 작가' 박민규가 첫 단편집 <카스테라>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내놓은 소설집이다. 공상과학(SF), 환상, 무협, 현실 풍자까지 판이한 성격의 작품 18편을 담았다. LP 시절 '더블 앨범'의 로망을 담아 상ㆍ하가 아닌 사이드AㆍB 2권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창비ㆍ전2권ㆍ각권 1만2,500원 카스테라> 더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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