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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센티브 관광 열기…한국 준비는/ 中 바오젠 관광객을 유치했지만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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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센티브 관광 열기…한국 준비는/ 中 바오젠 관광객을 유치했지만 "2% 부족"

입력
2011.09.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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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차 없는 거리'에서 '바오젠 거리' 명명식이 열렸다. 바오젠(寶健)은 1,400명의 직원 관광단을 이끌고 제주를 찾은 중국의 건강ㆍ생활용품회사. 나라나 도시간 교류 차원에서 상대국이나 도시명을 딴 거리는 많지만, 일개 기업명이 거리에 붙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제주도가 바오젠 관광단 유치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오젠의 직원 인센티브 관광단은 13일 1진이 제주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26일까지 8차에 걸쳐 모두 1만860명이 5박6일 일정으로 제주와 서울을 여행한다. 이날 제주도청을 찾은 리다오 바오젠 총재는 "이번 방문단은 바오젠 전체 직원의 10분의 1도 안된다. 앞으로 더 많은 직원과 중국인들이 제주를 방문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16일부터 사흘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미국 건강보조식품회사 허벌라이프의 '유니버시티 2011'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아시아ㆍ태평양 9개국 회원 1만2,00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8,000여명이 외국인이다. 김태식 경기관광공사 컨벤션뷰로 단장은 "내년 1만2,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허벌라이프 익스트래버갠저' 행사를 다시 킨텍스에 유치하기 위한 활동도 이미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기업들이 회의(Meeting)를 겸해 사원이나 고객을 위해 실시하는 연수ㆍ보상 여행(Incentive Travel)을 유치하기 위한 국가간 경쟁이 뜨겁다. 여기에 국제회의(Convention)와 전시회(EventㆍExhibition)를 더해 '마이스(MICE) 관광'이라고 통칭할 만큼 이 시장은 관광업계의 금맥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대 고객인 바오젠 같은 중국 대기업을 붙잡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대만,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바오젠 말고도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을 유치할만한 종업원 5만명 이상 중국 기업이 3곳은 더 있다"고 전했다.

규모가 큰 만큼 조건도 까다롭게 따지는 마이스를 유치하려면 지자체뿐 아니라 관광공사, 관계기업들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바오젠 관광단은 지난해 일찌감치 일본행을 확정했다가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이 격화하자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부지리의 성격이 없지 않지만, 차기 관광단 유치를 염두에 두고 바오젠과 돈독한 관계를 다져온 결과였다. 특히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바오젠 총재와 수차례 접촉해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이 마이스에 주목하는 것은 관광객 규모가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만명을 넘는데다, 관광객의 구매력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기업이 지원하는 기본 경비가 상대적으로 높고, 경비를 대주니 개인들의 씀씀이도 커진다. 김현환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관광과장은 "일반 관광객의 평균 1인당 구매력이 1,000달러 정도인데 비해 인센티브 관광객은 2,488달러로 2배를 넘는다"고 말했다. 이번 바오젠 관광단의 직접 소비 지출은 300억원, 생산유발 효과는 5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허벌라이프의 경우도 각각 230억원, 41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광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마이스를 17대 신성장 산업에 포함시켰고, 한국관광공사도 국제회의 유치를 전담하던 '컨벤션뷰로'를 2009년 '마이스뷰로'로 바꿨다. 그 해 1,419건(8만7,208명)이던 마이스 유치는 지난해 1,764건(11만3,405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852건(12만5,000명)이 목표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한국은 아직 입지가 좁다. 수년 전부터 지자체마다 마이스뷰로를 조직해 유치전을 펼쳐온 일본에 비해 노하우가 부족할 뿐 아니라, 대규모 관광단을 수용할 인프라도 미흡하다. 때문에 중국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높지 않다.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한국을 다녀간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선 음식의 질이나 중국어 안내 부실 등에 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이번에 제주를 찾은 바오젠 관광단에서도 "경치는 아름답지만 쇼핑시설은 실망스럽다"거나 "기념품이 죄다 중국산이어서 살 게 없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인센티브전시팀 문정욱 차장은 "이번 방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오젠을 통한 중국내 한국 홍보 효과"라며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1차 바오젠 관광단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에 대한 불만 사항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벌라이프가 이번 행사를 놓고 부산 벡스코(BEXCO)와 킨텍스를 저울질 했듯, 서울을 비롯해 경기,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 대형 국제회의장을 갖춘 지자체들이 과열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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