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승엽(35)이 4일 만에 다시 대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막판 홈런 레이스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승엽은 15일 고베 호토모토필드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경기에서 6회 짜릿한 동점 투런포를 작렬하며 팀의 연장 10회 역전승(5-4)에 디딤돌을 놓았다.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1회말 2사 1ㆍ2루 찬스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4회말 1사 후에는 투수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9월 들어 '해결사'로 거듭난 이승엽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했다. 이승엽은 2-4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루에서 라쿠텐 선발 시오미 다카히로의 135㎞짜리 초구 직구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지난 11일 세이부전 이후 4일 만에 터진 시즌 11호 홈런은 영양가 만점의 동점 투런홈런이었다. 최근 5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친 상승세.
이승엽의 홈런에 힘입은 오릭스는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간 뒤 10회말 아키다 쇼고의 끝내기 우전 적시타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까지 퍼시픽리그 4위였던 오릭스(59승6무57패)는 승률에서 뒤졌던 라쿠텐(56승6무59패)을 1경기 차로 밀어내고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이 걸려 있는 3위로 올라섰다. 올시즌 오릭스는 이승엽이 홈런을 친 11경기에서 7승4패(승률 0.636)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점차 이내의 팽팽한 상황에서 홈런을 친 경기에서는 7승1패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8회말 네 번째 타석에선 2루수 땅볼로,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서는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5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그 1안타가 팀 승리와 직결되는 천금 같은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승엽의 방망이는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호쾌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8월28일까지 8개의 홈런을 기록하던 이승엽은 9월에만 3개의 대포를 쏟아내며 힘겨운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에 결정적인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1일 세이부전에서는 시즌 10호 홈런으로 요미우리 시절이던 2009년(16개) 이후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팀 내에서 이승엽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친 선수는 아롬 발디리스(14개)와 T-오카다(13개) 2명뿐이다. 시즌 막판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발휘한다면 이적 첫 해 팀 내 홈런킹에 등극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마무리 임창용(35)은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경기에서 선발 다테야마 쇼헤이가 완투승(8-1)을 거두면서 등판하지 않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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