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의궤> 가 보관돼 있던 일본 도쿄 궁내청 서능부에 한국 고서가 조금 있었어요. 대부분 노란색 표지로 돼 있어 사서에게 늘 '노란색 표지의 책을 찾아 달라'고 주문했죠." 조선왕실의궤>
지난 40년간 일본에 있는 한국 고서를 찾아 다닌 후지모토 유키오 일본 레이타쿠대 교수가 15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초청으로 고려대에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임진왜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500여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유출된 책의 행방을 좇아 그 내용과 가치를 조사해왔다. 2006년엔 이를 바탕으로 한국 문학작품을 모은 책 <일본현존조선본연구(집부ㆍ集部)> 를 발간했고, 그 공로로 2007년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일본현존조선본연구(집부ㆍ集部)>
교토대에서 언어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인 은사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됐다. 한국과 일본 고대문학 및 언어를 연구해 <김사엽 전집> 32권을 내기도 한 고 김사엽(1912~92) 박사에게 대학시절 한국어를 배웠다. 그는 "일본 내에 한국 고서가 굉장히 많은데도 고서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사엽>
특히 책이 만들어진 경위와 시기를 정확히 밝히는 데 주력했다. 같은 판본(동판ㆍ同版)으로 제작된 책인지 다른 판본(이판ㆍ異版)인지를 철저히 따져 책의 가치를 판단한 것이다. 과거 목판으로 책을 찍을 때 일부 목판이 훼손되면 그 부분만 다시 제작해 책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고서의 동판과 이판까지 조사한 학자로서는 그가 유일하다.
후지모토 교수는 "6~7년 정도 더 연구한 뒤 <일본현존조선본연구> 집부(문학)에 더해 사부(역사), 자부(사상), 경부(유교 경전)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현존조선본연구>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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