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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사진전 여는 중앙대 사진학과 동아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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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사진전 여는 중앙대 사진학과 동아리 '현장'

입력
2011.09.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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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동안 강정 바다와 구럼비바위를 지킨 사람들은 굳세기는 해도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여름 방학을 바위 위에서 보낸 7명의 대학생들이 있다. 다른 학생들이 뭍에서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로 한창일 때 이들은 섬의 바위로 향했다. 해군기지 조성으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3주 동안 현장을 지킨 중앙대 사진학과 동아리 '현장' 소속 학생들이다.

이들의 작품을 묶은 전시회가 지난달 20일부터 '바위처럼-강정마을 이야기'라는 주제로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에서 열리고 있다.

18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에서 '현장' 회원들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몸소 보여준다. 1985년 '소셜 다큐멘터리 사진집단 현장'이란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진 이후 80년대 민주화 운동부터 최근 4대강 사업 부지로 선정된 두물머리까지, 뜨거운 사회 현장을 누비며 셔터를 눌렀다. 필요하다면 몇 주건 몇 달이건 현장에서 산다. 피사체와 교류 없는 사진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번에도 7명이 7월 11~30일 20여 일 동안 구럼비바위 근처 천막으로 지은 임시 거처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한 여름 바닷가에서 더위, 모기와 싸우면서 해안가를 청소하고 강정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에겐 밥을 대접하기도 했다. 사진을 찍겠다는 마음보단 마을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진학과 2학년 김동혁(26)씨는 "처음부터 제주에 해군 기지가 들어서는 게 옳다 그르다를 따지자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그저 그곳에서 직접 생활하면서 우리가 본 것들을 기록하는 게 의미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전시회에선 '진짜 강정'을 볼 수 있다. 특히 1학년 조솔(20)씨의 작품엔 강정 마을에 사는 실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이 대부분이다. "외부엔 같은 마을 사람들끼리 편을 갈라 싸우는 삭막하고 이기적인 마을로 비춰질 수 있지만, 직접 마을로 들어가 함께 생활해보니 불안한 상황에서도 깨지지 않는 평화로운 강정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현장'이 찾고 싶은 현장은 아직도 많다.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 김진숙씨가 200일 넘게 고공 농성 중인 부산의 영도조선소 등이 다음 후보다. 어디를 가든지 사회적 이슈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카메라 앵글에 담는 게 '현장'의 목표다. 이번 '바위처럼-강정마을 이야기' 전시회는 다음달 중앙대 갤러리에서 다시 한 번 열리게 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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