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최종 완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키로 합의, T-50의 대미 수출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록히드마틴사의 마이클 R 그리스월드 T-50사업개발 부사장은 8일(현지시간) "앞으로 미 정부가 T-50을 구매하면 부품과 동체생산은 한국의 KAI가 맡고 최종 조립은 미국 내 록히드마틴 공장에서 하기로 최근 KAI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T-50 생산라인은 경남 사천시 KAI 공장에 있으나 여기서 생산되는 T-50은 '미 공군이 사용하는 전투기는 미국 내에서 생산되어야 한다'는 미 국산품 구매법에 위배돼 대미 수출이 불가능하다. 어느 나라 부품을 사용하든 최종 조립이 미국 내에서 이루어져 제품 겉면에 'Made in USA' 마크가 붙어야 T-50 납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국은 T-50의 가장 유망한 수출시장이다. 미 정부는 차기고등훈련기사업(TX)에 따라 60년대부터 생산한 노후기종 T-38훈련기를 교체할 예정인데, 약 500대의 교체물량은 T-50 수출목표(1,000대)의 절반에 해당한다. KAI가 올해 5월 인도네시아와 T-50 수출계약을 처음으로 맺었지만 물량은 16대에 불과했다. 10월 21일 열리는 미 국방획득이사회는 T-38을 개량 사용하는 대신 해외에서 새로운 기종을 구매하는 것으로 결정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종 결정은 내년께로 예상된다.
그리스월드 부사장은 "미 국방예산 등의 추이를 볼 때 해외 구매 방식으로 결정되리라 확신한다"며 "그럴 경우 T-50의 경쟁력이 타 기종보다 앞서 사업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T-50의 다른 잠재 수입국들이 미국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을 놓친다면 T-50 수출은 앞으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외에 폴란드, 이스라엘, 이라크 등이 T-50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 수출하는 T-50은 지금처럼 한국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포트워스(텍사스)=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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