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에 때아닌 전국적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상 업무를 보지 못한 시민들은 정부와 한전을 향해 분통을 쏟아냈다.
10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서울 중랑구 면목동 15층 복합쇼핑몰을 찾은 조모(31ㆍ여)씨는 “날이 더워 정전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이 50분 가까이 정전되는 것은 국가적 전력 수급 대책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남구 역삼동 GS빌딩에서 일하는 회사원 이모(49)씨는 오후 5시쯤 엘리베이터를 타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안에 갇히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씨는 “갑자기 전기가 나가고 멈춰서 무섭고 불안했다. 서울의 현대식 빌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황당해했다. 택시기사 최모(56)씨는 월드컵공원 경기장에서 강변북로 쪽으로 신호등이 고장나면서 제대로 운전을 하지 못해 수입이 줄었다. 김씨는 “평소 시속 60㎞로 달리던 도로를 20㎞로 엉금엉금 기었다.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든데 이런 일까지 일어나니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지 짜증나고 답답하다”며 비판의 화살을 당국에 돌렸다.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는 정부 당국의 무능과 안일함에 질타와 냉소가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은 “이번에도 북한 소행으로 돌릴 거냐”며 비아냥거렸고 원자력발전소 확충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음모론도 나왔다. 아이디 'mind****'는 트위터에서 “이 정권은 G20 국가라며 큰소리 치더니 수요예측도 못한데다 사전예고도 없는 정전사태로 대한민국을 3류국가로 만들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아이디 'sipz****'는 트위터에서 “국가시스템의 관리 수준이 이 정도란 말인가. 이제 전기도 개개인이 비축해야 하는 걸까”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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