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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佛 정상 "포스트 카다피 시대 선점" 리비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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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佛 정상 "포스트 카다피 시대 선점" 리비아행

입력
2011.09.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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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프랑스의 정상이,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축출된 리비아를 15일 함께 방문했다.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맞은 리비아를 포함, 중동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날 이례적으로 함께 리비아를 공식 방문한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개입을 주도하며 카다피 축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두 정상의 리비아 방문은 '승리 투어'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한다. 실제로 리비아 곳곳에서는 '메르시(고맙습니다) 사르코지' '땡큐 영국'이라고 쓴 낙서를 쉽게 볼 수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트리폴리의 한 병원을 방문해 카다피군과의 교전에서 부상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리비아 국민의 용기를 치하하며 과도국가위원회(NTC)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카다피를 잡는 데 영국이 적극 협조해 그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카다피는 여전히 위험한 존재"라면서도 리비아 국민에게는 "복수 대신 통합, 화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정상은 트리폴리에서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과 회담한 뒤 시민군의 거점도시인 벵가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방문에는 알렝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과 리비아 시민군에 대한 지원을 처음 주장한 프랑스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 등이 동행했다.

NTC를 합법정부로 처음 인정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리비아의 해외동결자산 해제에도 앞장서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몸값을 극대화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도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를 방문하면서 국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두 정상의 방문에 앞서 프랑스 보안요원 160여명이 14일 파리를 출발해 트리폴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맹주를 노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모하메드 카멜 오마르 이집트 외무장관도 리비아 방문 대열에 합류한다. 앞서 제프리 펠트먼 미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특사 자격으로 14일 트리폴리를 방문해 NTC 지도부에게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펠트먼 차관보는 카다피 축출 후 리비아를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 인사다.

한편 카다피는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세계가 NATO의 잔혹행위에 맞서야 한다"며 자신의 고향 시르테를 지켜줄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고 시리아 아라이TV가 보도했다. 니제르로 망명한 카다피의 3남 알 사디는 수도인 니아메의 영빈관에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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