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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發 제2 금융위기 현실화땐… 최악의 시나리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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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發 제2 금융위기 현실화땐… 최악의 시나리오 우려

입력
2011.09.1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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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그리스 지원을 천명하면서 일단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번 것일 뿐, 유럽발 제2 금융위기 발발 우려는 여전히 팽배하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방어벽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언젠가는 폭발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3자 회상회의를 갖고 "그리스의 미래가 유로존에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배제한 것. 이 덕에 요동을 치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당장 주말 열리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 및 독일을 비롯한 각국 의회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 및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이 승인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당장 큰 고비를 넘긴다고 해도 유로존의 미래는 안개가 자욱하다. 그리스의 재정 상황은 지속적으로 심판대에 오를 수밖에 없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선진 유럽 국가로 위기가 옮겨 붙을 소지도 다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 유로존의 폭발은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EU는 "유로존이 구조적 위기로 인해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유로 재무장관회담 참석자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15일 국내 한 콘퍼런스에서 "유로존 문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고 결국 올해 4분기나 내년 초에 이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축은행 사태와 가계부채 문제 등에 적극 대응하는 것도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은행 3개월도 못 버틴다

2008년 리먼 사태에 버금가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현실화하는 경우 국내 은행들은 채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2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충격 강도(1~3단계)에 따라 외환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대다수 은행들이 최악의 신용경색 상황을 가정한 3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기 단계별로 은행들이 3개월 이상 버틸 수 있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한 것"이라며 "은행들에게 지속적으로 추가 유동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자금 확보가 시급하긴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이 올 들어 은행과 직접금융시장에서 확보한 자금은 60조원으로, 이미 지난 한 해 자금조달 규모(64조원)에 육박했다.

실제 유럽발 제2 금융위기가 터진다면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 등 신용경색은 불가피해 보인다. 9월 들어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14일까지 9,771억원을 팔아 치웠는데, 이 중 90%에 육박하는 8,773억원이 유럽계 자금이었다. 채권시장에서도 전체로는 소폭이나마 1,120억원 순투자 기조가 이어졌지만, 유럽계 자금은 7,170억원이나 이탈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유럽계 자금 이탈 조짐이 확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 수출 둔화 →경상수지 적자 →외환보유액 감소 및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파급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날 환율이 나흘 연속 상승하자 당국이 구두 개입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환율 상승 흐름을 꺾지 못한 것도 당국이 수출 둔화를 막기 위해 환율 상승을 어느 정도 용인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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