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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동원 감독 '불꽃 명승부' 스크린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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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동원 감독 '불꽃 명승부' 스크린으로 만난다

입력
2011.09.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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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캐스팅에 대한 첫 반응이 ‘야구 잘해?’라는 질문이었어요. ‘해운대’처럼 영화 속에서 야구가 너무 희화화 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많이 하셨죠. 하지만 영화화는 흔쾌히 허락했어요.”(영화 ‘퍼펙트 게임’의 박희곤 감독)

14일 세상을 떠난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남긴 건 전설만이 아니다. 야구장에 화려하게 피어 올랐던 그의 불꽃 같은 인생이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라이벌이자 절친한 후배 투수였던 선동열 전 삼성 감독과의 맞대결을 다룬 ‘퍼펙트 게임’이 연말 개봉한다. 전설을 보낸 야구 팬들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회지만 고인이 영화의 완성을 보지 못한 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한다.

‘퍼펙트 게임’은 세 차례 맞붙은 최동원 선동열의 대결 중 2대2 무승부로 끝난 마지막 경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1986년 5월 16일 열린 이 경기에서 두 사람은 15회까지 완투하며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연출했다. 두 선수가 워낙 완벽한 투구로 경기를 이끌어서 영화 제목도 ‘퍼펙트 게임’(완벽한 경기)으로 정해졌다. 최동원은 조승우가, 선동열은 양동근이 각각 연기한다. 고인은 생전 박 감독과의 세 차례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영화화에 힘을 보탰다.

‘퍼펙트 게임’ 제작진은 최 전 감독이 투병 중 조언을 해주는 동안에도 야구인으로서의 자존심과 의연함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제작사 다세포클럽의 장원석 대표는 “올해 봄 마지막 찾아갔을때 너무 안색이 안 좋아 괜찮냐고 물었는데, ‘아니다 단지 식이요법 중’이라고 했다. 이리 일찍 떠날지 생각지도 못해 충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리틀야구 투수 출신인 박 감독은 “고인은 어린 시절 야구단을 찾아와 제 공도 받아주신 분이다. 영화를 만든다니 ‘내 투구 폼은 너무 어려우니 무리해서 따라 하지 말라’는 등 세심한 조언을 했다”고 추억했다. 박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피땀 흘리는 사람들인데 영화 속에선 연애만 하는 것으로 비쳐진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영화로 수익이 나면 어린이 야구에 사람들이 관심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달라 부탁도 했다”고 박 감독은 전했다.

박 감독과 조승우, 양동근 등 영화 제작진은 15일 오후 서울 신촌동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감독은 “조승우가 최 전 감독을 너무 사랑해서 영화도 즐겁게 찍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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