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o you think about it(당신은 어떻게 보세요)?"
13일(현지시각) 시작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의 '우회 화법'이 화제다.
정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사 가운데 한 사람. 세계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가장 빠르게 부상하는 현대차의 위상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해외 언론 및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도 그를 알아보고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하고 질문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뜻을 직접 말하기 보다는 되려 질문한 이의 생각을 묻거나 다른 이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고 있다.
이 날 세계에서 처음 선보인 신형 'i30'가 유럽시장에서 통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현대차 독일대리점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축구스타 위르겐 클린스만(현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와 대화 내용으로 답을 대신했다. 정 부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이 정도면 유럽 사람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차라고 하네요" "지금까지 차들은 대형화 고급화하는 경향이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 지기 때문에 이런 차(i30)를 만드는 게 맞다는 거죠"고 말했다.
또 현지 기자들에게 역으로 "여러분들은 (i3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이런 정 부회장의 우회적 화법에 대해 모터쇼 현장에선 "노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천편일률적인 차량홍보 일색의 발언을 늘어놓기 보다는 제3자의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또 젊은 CEO로서 최대한 겸손하게 대응하면서, 결국 할 말은 다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수 많은 모터쇼에 참석했기 때문에 어떻게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지를 잘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이날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무선 마이크가 갑작스럽게 고장 나는 돌발상황에도 불구, 핸드마이크를 들고 유창한 영어로 7분 동안 연설을 이어가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2011년은 새로운 현대차 10년을 시작하는 중요한 해"라며 "유럽에서 올해는 40만대 내년에는 50만대 판매를 이뤄낼 것"이라며 유럽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이날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 등 자동차 업계 3세들을 만나 유럽 시장 대응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크푸르트=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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