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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빚 90% 탕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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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빚 90% 탕감 의사

입력
2011.09.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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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북한이 옛 소련 시절 졌던 빚 110억달러(12조원)의 대부분을 탕감해 줄 의사를 비쳤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러시아와 북한이 6월 재개한 채무 상환 협상에서 러시아가 북한 채무의 90%를 탕감해 주고 10%는 북한에서 이뤄질 양국의 공동 프로젝트 이행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러시아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제안에 북한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번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으며 올해 말까지 양국이 관련 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러시아 재무부는 채무 관련 협의가 있었다는 사실만 인정할 뿐 구체적인 결정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러시아가 북한 채무의 90%를 탕감하기로 한 것은 북한이 실질적으로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데다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재무부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연결하는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 북한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여기에 채무 문제가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주변국의 채무를 탕감하겠다고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러시아는 2008년 러시아 투자자들이 이라크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이라크가 안고 있던 129억달러의 채무 가운데 120억달러를 탕감해준 적이 있으며, 시리아에도 군사 및 석유 분야에 진출하려는 러시아 기업의 유리한 조약 체결을 위해 거액의 채무를 탕감해준 적이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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