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로마교황청의 다른 고위 성직자 3명과 함께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됐다. 교황 등이 성직자의 성범죄를 막지 못해 결과적으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반인륜 범죄가 자행됐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뉴욕의 헌법권리센터(CCR)와 성직자에 의한 성추행 피해자 단체인 SNAP는 13일 교황과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교황청 국무장관, 안젤로 소다노 전 국무장관, 윌리엄 레바다 신앙교리성장관을 ICC에 제소했다. 80쪽에 달하는 고발장과 함께 가톨릭 성직자의 성범죄 관련 언론 보도 및 정부 기록 등 2만쪽 분량의 문서도 함께 증거물로 제출됐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직자에 의한 성적 학대가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며 "교황은 전세계에서 행해진 강간과 여러 형태의 성적 폭력 등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CC의 교황 기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마크 엘리스 국제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은 "반인륜 범죄는 정부나 권력집단이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를 말한다"며 "설립 취지 등에 비춰 ICC는 재판 관할권이 없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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