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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노력의 결실… 성경으로 그린 이색 성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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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노력의 결실… 성경으로 그린 이색 성화전

입력
2011.09.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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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말씀을 한 자 한 자 적으면서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고 힘든 시간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전남 여수시청에 36년째 근무하고 있는 곽영오(57) 감사담당관이 17~20일까지 여수진남문예회관에서 이색적인 성화(聖畵) 전시회를 연다. 전시될 작품들은 볼펜으로 필사한 성경 구절을 이용해 제작한 그림들이다. 십자가를 짊어진 모습, 설교하는 모습,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 등 예수의 생애를 보여주는 성화 120 점으로, 그의 작품 300여 점 중에서 전시회를 위해 엄선했다. 보통 가로, 세로 1m 크기지만, 세로가 2m가 되는 작품도 있다.

곽 담당관이 성화를 그리게 된 것은 어머니가 암으로 6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 받던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절한 마음에 성경책을 필사하기 시작했던 게 계기가 됐다. 곽씨는 14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성경을 무작정 필사하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글씨가 차츰차츰 얼굴, 팔, 무릎 등 신의 형상을 하나씩 드러내기 시작하면 계속할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구약과 신약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2번씩 필사했다. 아들 덕분인지 어머니도 10년을 더 살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9월 아내가 심한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생명에 지장이 없었던 것도 '성화 작업의 힘'이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 중 56개는 곽씨가 지난해 1월부터 그린 최신작이다. 첫 성화 전시회였던 2008년 당시 방문객들이 성화를 보고 감동받는 모습에 다시 한 번 용기를 냈다. 그는 "불교 천주교 등 다른 종교를 가진 신도들도 전시회에 종종 온다"며 "본인들의 경전으로 도전하고 싶다고 방법을 물어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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