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노박 조코비치(24ㆍ세르비아)를 둘러싸고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최근 칼럼을 통해 조코비치가 애용하는 고압산소치료기 'CVAC POD'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테니스 전문 칼럼니스트 존 워셈은 "달걀처럼 생긴 고압산소치료기에 들어가면 고지대에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근육의 피로를 풀어준다"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공교롭게도 CVAC POD를 사용한 지난해 말부터 성적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조코비치는 특히 올 시즌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 호주, 윔블던, US오픈 등 3개를 석권, 명실공히 남자테니스의 지존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오픈만 점령하면 역대 8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에 오르게 된다. 시즌 전적도 64승2패로 화려하다. 승률은 무려 96.97%. 현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984년 존 맥켄로(미국)의 한 시즌 96.47%(82승3패)를 갈아치울 태세다. 2패는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지난달 ATP투어 신시내티오픈에서 앤디 머레이(영국)에게 기권패 한 것이다.
하지만 고압산소치료기 사용으로 조코비치의 연승행진 순도에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지난달 말 CVAC POD를 거론하면서 '조코비치의 비밀무기'라고 보도했다. WSJ는 제조사 CVAC의 주장을 인용해 "1주일에 3번, 20분씩 고압산소치료기에 앉아있으면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적혈구 증가로 젖산이 제거돼 운동능력이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코비치는 "지난해 말 잠깐 사용해봤을 뿐이다. 매우 흥미로운 장치다. 그러나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올 들어서는 한 번도 이용해보지 않았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유야 어떻든 조코비치가 기계적인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 재단이사장은 "나도 현역시절 사용해봤는데 효과가 있더라.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태극전사들도 가끔 이용한 것으로 안다"며 별 문제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체력이 약한 조코비치가 올 시즌 일취월장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데에는 고압산소치료기의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5월 프랑스오픈에선 평소 즐겨먹던 파스타, 피자, 콘푸레이크 등을 먹지 않는 '글루텐 무함량 다이어트'(A gluten-free diet)로 효과를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루텐은 밀가루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조코비치가 그 동안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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