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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부품 위장 수출입 519억 홍콩으로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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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부품 위장 수출입 519억 홍콩으로 빼돌려

입력
2011.09.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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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2,000억원대의 위장 수출입을 통해 회사돈 519억원을 빼돌린 태양광 발전용 부품 생산업체가 세관에 적발됐다. 이 업체는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유망 녹색기업으로 주목 받으며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6위(4,083억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분식회계 허위공시로 소액주주 7,000명 등에게 4,00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상품가치가 없는 불량 실리콘과 웨이퍼 등을 홍콩의 유령회사와 수출입하며 거액의 자금을 홍콩에 도피시킨 수출입업체 N사의 전 대표 오모씨와 여직원 등 2명을 적발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관세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동생의 여권을 도용해 지난해 8월 마카오로 도피한 상태며 여직원도 함께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오씨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태양광 관련 테마주가 큰 인기를 끌자 2007년에 친인척 명의로 홍콩에 유령회사 3곳을 설립했다. 이어 2007년 2월부터 작년 10월까지 175회에 걸쳐 이들 유령회사와 태양광용 웨이퍼 제조원료인 실리콘과 이를 가공한 웨이퍼를 수출입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실제 거래된 물품은 웨이퍼 제조에 적합하지 않은 저순도 실리콘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웨이퍼였다.

유령회사와 반복적으로 거래하는 일명 ‘뺑뺑이 무역’ 수법으로 2,000억원대의 위장 수출입을 정상적인 무역거래로 분식회계 처리했고 519억원을 유령회사의 홍콩 비밀계좌로 빼돌렸다. 또 위장 수출입실적을 기반으로 제무제표를 허위 공시해 주가상승을 유도했다. 이 회사 주식은 한때 1만7,900원까지 올랐다가 위장 수출입거래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100원대로 폭락하고 지난해 8월에 상장폐지됐다.

서울세관 조중진 특수조사과장은 “다른 업체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재산도피 등을 자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홍콩, 싱가포르, 필리핀, 스위스 등 조세피난처를 중심으로 이 같은 불법외환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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