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내시경 절제술(ESD) 범위를 정부가 2㎝ 이하로 제한한 데 대해 병원들의 반발이 크지만, 실제 국내 병원들이 ESD로 암 조직을 완전 절제하는데 성공한 비율은 87.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김형호 외과교수와 이주희 외과의사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 등을 언급하며 "복강경(배에 구멍을 뚫고 기구를 넣어 시술하는 것) 위 절제술 후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위암의 5년 무병 생존율은 거의 100%로 보고되고 있다"며 "이와 비교해 내시경 절제술의 성적은 만족할만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09년 '한국 ESD 스터디그룹'이 국내 6개 병원에서 시행된 1,000건의 조기 위암 ESD 시술 사례를 통해 얻은 것이다. 절제가 완전하지 않으면 암 재발 가능성이 커지는데, 아직 국내에는 장기 추적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정확한 재발률은 확인이 안되고 있다.
일본의 한 연구에서도 완전 절제율은 90.4%였으며, 6~89개월(중앙 추적관찰기간 30개월) 동안 원래 부위 재발이 3.4%(7명), 국소재발 0.5%(1명)였다. 보통 암의 완치 여부는 5년 이상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발률은 더 높을 수 있다.
ESD가 위를 절제하지 않고 전신마취 없이 짧은 시간에 시술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지만, 그만큼 재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에 항의 전화한 한 환자의 경우 ESD 수술 후 위암이 세 번째 재발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재발 가능성을 이유로 2cm 이하만 시술을 하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운영해 왔다.
최황 소화기내시경학회 보험이사는 "ESD 시술은 국내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일반화돼 아직 5년 장기연구에 대한 결과가 나올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질환이 있어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 등은 무리해서라도 내시경 수술 범위를 넓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학계 의견을 다시 모아 적용 범위(현재 암 전단계인 위선종 및 위암 2cm 이하만 시술 허용)를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내시경 수술을 담당하는 내과와 전통적이 암수술을 주도해온 외과 학계 사이에 이견이 커 난항이 예상된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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