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가 30년 만에 600만 관중 시대를 맞았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추석연휴의 마지막인 13일 사상 처음으로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지난 10일 시즌 관중 593만1,698명으로 지난 해 역대 최다 관중 기록(592만8,626명)을 경신한 프로야구는 이날 4개 구장에 6만1,264명이 입장, 30시즌 만에 600만(605만7,542명ㆍ466경기) 고지를 넘어서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올해 프로야구는 어린이날 전 구장 매진 등 전반기에만 5차례 전 구장 만원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93차례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WBCㆍ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이 흥행으로
프로야구는 1995년 500만 관중을 동원한 뒤 2004년에는 233만명까지 하락하는 위기도 맞았지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베이징올림픽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한국은 2006년 WBC에서 4강에 오른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 2009년 WBC에서는 일본에 이어 준우승.
프로야구는 프로출신 선수들이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많은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 모았다. 특히 여성과 가족팬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프로야구는 2007년 410만 관중을 기점으로 2008년 525만명, 2009~10년 2년 연속 592만명, 올해 사상 첫 600만 관중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의 프로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엘롯기 동맹'의 선전
국내프로야구가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엘롯기 동맹'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LG와 롯데,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을 해야 '흥행 대박'이 난다는 말이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엘롯기 동맹'의 활약이 돋보였다. 하위권에서 맴돌던 롯데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롯데는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면서 올해도 홈경기 60경기에서 120만7,819명을 동원했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평균 관중 2만명(2만130명)을 넘기면서 최고 인기 구단의 자리를 지켰다.
4위 KIA도 올해 팀 최다인 19차례 매진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관중이 32%나 증가한 54만6,804명(평균 9,113명)을 동원했다.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한 LG도 4강의 꿈이 멀어지긴 했지만 관중 증가율 31%(2위)를 기록하며 100만 관중(109만954명) 동원에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두산은 관중 109만8,447명으로 창단 이후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고, 최근 4년 동안 3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SK도 88만2,350명을 기록하며 새로운 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화도 16%의 관중 증가율을 올리며 구단 최초 40만(40만281명) 관중 돌파에 성공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과 스타들의 건재
프로야구는 올해 유난히 많은 비와 무더위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우승 후보로 평가 받았던 SK와 두산이 주춤한 사이, 삼성과 롯데, KIA, LG 등이 힘을 내면서 시즌 막판까지 숨막히는 레이스를 펼쳤다.
프로야구의 비수기인 7월(1만2,670명), 8월(1만3,018명)에도 입장 관중수는 올해 평균 관중(1만2,999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4강 진출팀이 사실상 윤곽을 드러낸 9월에 치른 36경기에서도 평균 1만2,529명이 야구장을 찾아 변함없는 흥행 열기를 과시했다.
올해는 순위 경쟁과 함께 이대호(롯데)와 오승환, 최형우(이상 삼성), 윤석민(KIA) 등 프로야구의 간판스타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600만 관중 시대의 주역이 됐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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