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백두급(160㎏급 이하)에서 새로운 강자가 탄생했다.
'민속씨름의 꽃'인 백두급에서 무명 장성복(31ㆍ동작구청)이 이변을 연출하며 생애 처음으로 꽃가마에 올랐다. 장성복은 13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11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 결승전(5전3선승제)에서 김민성(24ㆍ구미시청)을 3-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등극했다. 2005년 동작구청에 입단한 장성복은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격스러운 첫 황소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기술씨름의 경연'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예전의 영광 재현을 꿈꾸고 있는 민속씨름은 팬들에게 최고의 대결을 선사했다. '절대강자' 없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백두급에서 '무명돌풍'이 절정에 달했다. 단 한 차례도 민속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무명들이 추석장사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것. 장성복의 최고 성적은 지난 설날대회 백두 2품이고, 신예 김민성의 유일한 기록은 2011년 보은대회 백두 4품이었다.
대한씨름협회는 팬들의 호응 유도와 극적인 진행을 위해 결승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장사들의 인터뷰를 실시했다. 장성복은 "여수에 제 모든 것을 걸겠다. 속전속결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192㎝, 140㎏의 장성복은 예고한 대로 속전속결의 기술씨름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슬기(현대삼호)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 김민성을 상대로 장성복은 들배지기에 이은 발목걸기로 기선을 제압했다. 둘째 판에서는 상대의 잡치기가 들어오자 이를 역이용하는 들배지기로 2-0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장성복은 밭다리로 셋째 판을 따내며 포효했다.
한편 경량급에서는 대학생들의 돌풍이 거셌다. 협회는 이번 추석대회에 '1980년 이만기 세대' 이후 처음으로 대학생의 공식 출전을 허용했다. 금강급(90㎏ 이하)의 최정만(경기대)은 11일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결승까지 올랐다. 최정만은 장정일(울산동구청)과 결승에서 첫 판을 따냈지만 이후 내리 세 판을 빼앗겨 1품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첫 날인 10일 끝난 태백급(80㎏ 이하)에서는 문준석(경기대)이 2품에 올라 '젊은 패기'를 뽐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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