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영토확장에 과연 끝은 어디일까.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시장에서 애플과 양보 없는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구글은 본업인 인터넷 포털 강화를 위해 콘텐츠 기업들의 무차별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선 "구글의 궁극적 목표는 이 세상 모든 콘텐츠,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식당 정보 제공업체인 자갓(Zagat)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1억~2억 달러로 추정된다.
자갓은 전 세계 주요 레스토랑과 호텔, 항공사 등의 서비스를 평가해 제공하는 업체. 미쉐린 가이드와 더불어 이 분야 최고 권위로 꼽힌다. 자갓이 커버하는 도시만도 무려 100여 개에 이를 정도.
구글이 자갓을 인수한 것은 식당, 호텔 등 정보를 구글 검색과 지도 서비스(구글 맵스)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구글이 제공하는 지역 정보는 현재 구글 전체 서비스의 20%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이 늘어나면서 이용률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 자갓이 보유하고 있는 레스토랑 정보, 호텔 정보 등이 구글에 실릴 경우 기존 구글 맵스 등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마리사 메이어 구글 부사장은 "앞으로는 이용자들이 어디서 어떻게 소비해야 할 지가 점점 더 중요하게 된다"며 "자갓을 통해 이용자들이 원하는 중요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은 한편으론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지배력을 확대해가고, 다른 한편으론 콘텐츠 강화를 통해 인터넷 검색시장 영향력을 더욱 키워가는 '투 트랙'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은 계속 관련기업들을 M&A하고 있다.
올 들어 구글이 인수한 기업들은 무려 19개. 이중 콘텐츠 관련 업체는 자갓을 포함해 무려 11개에 이른다. 분야도 다양해 ▦위치기반 소셜커머스업체 딜스맵 ▦얼굴인식기술업체 피트패트 ▦사회관계형서비스(SNS) 프릿지 ▦음악서비스 푸시라이프 ▦영화정보 제공업체 플릭 ▦음성SNS 세이나우 ▦전자책업체 e북테크놀로지 등 거의 모든 서비스를 망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인수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구글은 앞으로 인터넷에서 이 세상 모든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글은 인수한 콘텐츠 기업들을 검색 뿐 아니라, 구글판 페이스북인 구글플러스를 강화하는데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플러스는 지난 7월부터 SNS최강자인 페이스북을 견제하기 위해 시험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판 SNS. 하지만 두 달 사이 이용자가 2,000만 명에 달할 만큼,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다양한 콘텐츠를 구글 검색과 구글플러스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페이스북을 견제하고 차별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포털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는 응용 소프트웨어(앱)가 중요하듯 포털과 SNS는 콘텐츠가 핵심"이라며 "세계 1위 포털사인 구글은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콘텐츠 업체들을 계속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인수가 언제나 성공으로 끝나는 건 아니다. 구글은 2년 전 자갓과 유사한 식당 정보 사이트 엘프를 5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인기를 끌지 못했다. 2006년에는 1억 2,000만 달러에 라디오광고 제공업체 디마크를 인수했지만, 3년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해 8월 2억2,800만 달러에 사들인 소셜게임업체 슬라이드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두 세상을 지배하려는 구글의 야망은 계속될 것이고 필요한 매물이 나오는 한 M&A도 중단되지 않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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