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4전당대회 이후 자주 부닥쳐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원희룡 최고위원은 '안철수 바람'을 두고도 예외 없이 충돌했다.
원 최고위원은 9일 "홍 대표는 뼈아픈 반성을 하고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홍 대표는 "자해는 국민과 당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맞받았다. 안풍(安風)에 한나라당 지도부가 자중지란에 빠진 형국이다.
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가) 한 발짝도 앞서 보지 못하고 있고, 한 치 앞도 읽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홍 대표의 '철수ㆍ영희 발언'을 겨냥해 "'철수가 나오면 영희도 나온다'는 식의 말이 어디 있느냐"면서 "모퉁이를 돌면 어떤 길이 나올지도 모르면서 나를 따르라고 하고, 미래를 예견해 지적하면 자해∙이적행위라고 하는데 그런 틀을 깨지 못하면 스스로 낡은 정치의 틀에 가두는 것"이라고 공박했다.
홍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 발언을 통해 "당이 어수선한데 이것을 자꾸 자해하는 방식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며 원 최고위원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이 있는 만큼 이들의 뜻을 받들어 스스로 개혁하고 변화하면 되지, 마치 한나라당 탓으로 돌리고 자해하는 것은 지지하는 국민들과 의원, 당원들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쏘아붙였다.
사태는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변호사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김기현 당 대변인이 "좌파 단일화 정치쇼"라고 논평을 내면서 시작됐다.
조원일기자 ca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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