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탈루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은 방송인 강호동이 9일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국민MC로 불리며 지상파TV 3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가 갑작스레 활동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추석 연휴를 앞둔 방송가가 대혼란에 빠졌다.
강호동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저 강호동은 이 시간 이후로 잠정적으로 연예계를 은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10면
강호동은 지난 5일 국세청으로부터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고 한 시민은 그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강호동의 한 측근은 “강호동이 인터넷에서 방송퇴출 서명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강호동은 “여러분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강호동은 없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들 사랑에 실망을 드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세금 문제는 그 이유를 막론하고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제 잘못, 제 불찰이다. 국민 여러분의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큰지 지금 이 순간에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사과했다. 이어 “여러분에게 웃음과 행복을 드려야 하는 게 연예인인 제게 주어진 의무인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뻔뻔하게 TV에 나와 얼굴을 내밀고 웃고 떠들 수 있겠나. 시청자들이 어찌 마음 편히 웃을 수 있겠나”며 울먹였다.
그는 “몇날 며칠을 고민해 내린 결론”이라며 ‘잠정 은퇴’ 결심을 밝힌 뒤 “자숙의 시간 동안 세금 문제뿐 아니라 정신 없다는 핑계, 바쁘다는 핑계로 그 동안 놓친 건 없는지, 인기에 취해 오만해진 건 아닌지 찬찬히 제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잠정 은퇴 기간 등에 대한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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