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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사재 털어 학교 설립한 유해근 목사 "고교과정 개설이 목표… 도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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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사재 털어 학교 설립한 유해근 목사 "고교과정 개설이 목표… 도움 절실"

입력
2011.09.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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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재한 몽골학교. 몽골 외국인 학교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시설이 잘 갖춰진 여느 외국인학교와 달리 그 흔한 운동장도 없이 컨테이너 교실 4개에 수업을 의존하고 있지만, 100여명에 달하는 몽골 출신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는 대단하다. 몽골 현지와 동일한 교육을 받고 있으며, 한국어와 영어도 배운다.

어느새 한국 거주 몽골 학생들에겐 터전이 돼 버린 재한 몽골학교를 설립한 이는 한국인 목사 유해근(50)씨다. 1999년 만든 학교가 올해로 벌써 12년을 맞았다. 2007년 방한했던 엥크바야르 몽골 대통령은 이 곳을 직접 찾아 유 목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유 목사가 재한 몽골학교를 설립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다. IMF 외환위기 한파가 몰아 닥친 98년 1월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인근에서 운영하던 점심 무료급식 시설에 10여 명의 아이들이 함께 나타나곤 했다. 어느 날 유 목사가 "학교는 왜 안 가니"라고 물었는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몽골어였다.

그때부터 그는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몽골인들의 아이들을 거두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 적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몽골 아이들을 모아 무료급식 단체에서 내준 쪽방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입소문이 퍼져 두 달 만에 '제자'들이 30명으로 늘었다.

아이들이 몰리자 학교 설립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듬해 4월 강변역 인근 한 건물 지하를 빌려 공부방을 열었고, 그 해 12월 공부방을 대안학교 형태인 재한 몽골학교로 아예 전환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2003년 중등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국내 고교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비인가 학교여서 학력이 인정되지 않았다. 유 목사는 그때부터 인가를 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마침내 2005년 정식 인가를 받았다. 사재를 털고 성금을 모아 지금의 위치에 조그만 3층 학교 건물을 세운 것이다. 비싼 땅값 때문에 확보 못한 운동장은 모교이자 학교 인근에 있는 장로회신학교 운동장을 10년간 무상임대 한다는 약정을 받아 시설 기준을 맞출 수 있었다.

다음 목표는 고교과정 개설이다. 이를 위해 좁은 학교시설을 넓혀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다행히 최근 서울시가 인근 부지 무상임대를 약속해 성사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학교 확장에 필요한 건축비 40억 원 가운데 현재까지 확보한 돈은 10억원도 안 돼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저소득 근로자가 대부분인 몽골 학부모들한테는 손 조차 벌릴 수 없다.

그러면서도 유 목사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이번 한가위 보름달에 사회 각계각층의 도움이 넘쳐나길 바란다는 소원이라도 빌어볼 생각입니다. 봉사 하나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위해서라도."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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