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제하의 방송 좌담회에서 4년 임기를 보낸 소회와 함께 정치, 경제, 외교ㆍ안보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입장을 밝혔다.
경제 분야
이 대통령은 법인세ㆍ소득세 추가 감세 유예와 관련, "경제 정책이 헌법은 아니다"며 "지금 시점에서 대기업은 이익이 좀 많이 났으니 2,3년 (감세를) 유예하고, 중소기업은 키워서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균형 재정에 대해선"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하자는 대로 하면 60조~80조원이 필요하다"며 "나도 (예산을) 펑펑 쓰면 인심 얻고 지지율도 올라가겠지만 우리 아들ㆍ딸 세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늘의 정책이 10년 후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내가 직업정치인도 아니므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치권의 복지 논란과 관련해선 "나는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아마도 선별적 복지를 할 것이라고 본다"며 "지금 우리 형편에 재벌 아들이나 가난한 자의 아들에게 똑같이 해주자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오히려 (선거에서) 표를 잃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국민들도 '이것은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선거에서 당장 내일이 어려워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공약은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분야
이 대통령은 정치권의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국민의) 변화 욕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느냐"면서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며, (정치권도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광주 가면 민주당 의원밖에 없고 대구 가면 전부 한나라당 사람밖에 없다. 그래서 국회에서 충돌이 되면 영남과 호남 충돌 같다"며 "그래서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내 경험으로 보면 시장은 정말 일하는 자리"라며 "여러 가지 변화 욕구도 있지만, 시장은 시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세계 일류도시 수준에 맞는 그런 인물이 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에 대해 "내 경우에는 하루라도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는 다급한 사정이 있다"면서 "국내 여의도 정치, 물가만 따지는 게 아니고 세계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매일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1세기 대통령은 레임덕이라고 해서 어깨에 힘 빼고 소홀히 하고 적당히 시간을 보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안보 분야
이 대통령은 남ㆍ북ㆍ러시아 가스관 연결 구상과 관련해 "생각보다 빠르게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 우리도 좋고, 되기만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어느 시점이 되면 남ㆍ북ㆍ러 3자가 논의할 때가 올 것"이라며"가스가 중간에 끊어지면 북한도 손해고 러시아는 팔 데가 없다"면서 "그래서 계약할 때 북한이 잘못하든지, 러시아가 잘못하든지 하면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선 "임기 중에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면서 "정상회담을 한다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도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고 그 기본 위에서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선 "일본 사람들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교과서에도 쓰지만 알 만한 사람은 모두 한국 영토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독도나 제주도를 일본땅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데 싸울 일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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