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의 열렬한 추종자들에게 떨어질 불똥이 최고급 호텔 고객들에게 튀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7일 프랑스 의회가 이날 테마파크에 중과세하려 했던 방침을 바꿔 특급 호텔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3주 전 발표한 긴축 재정안에서 연간 120억 유로를 절감하는 방안으로 자국 내 테마파크인 유로 디즈니, 파크 아스테릭스, 퓨처로스코프 등에 지금까지의 4배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하는 긴축 재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즉각 테마파크 경영진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쳤다. 부가가치세를 5.5%에서 19.6%로 올리면 늘어나는 국고는 불과 9,000만유로 정도인 반면, 관광산업이 받는 타격은 엄청나다는 논리였다. 자신들이 집권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재정적 후원자라는 점도 작용했다.
피용 총리가 대신 눈을 돌린 곳은 럭셔리 호텔이다. 리츠칼튼 파리, 브리스톨, 포시즌 조지 V 등이다. 하룻밤 숙박비가 150~200 유로인 이 호텔들은 2%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호텔측은 "이번 결정은 지난 2년간 프랑스 호텔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FT는 이번 결정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처한 시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긴축재정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를 점칠 수 있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왔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부자 증세를 통해 재정을 확보하는 한편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후원자를 의식한 행보라는 것이다.
황수현 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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