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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어차피 꽉 막힐 고속도로, 재미있게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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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어차피 꽉 막힐 고속도로, 재미있게 돌아가자

입력
2011.09.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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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은 멀고 차는 움직일 생각을 않는 명절이다. 아무리 서두르고 꾀를 내 봐야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에 갇힐 것이 뻔하다. 꽉 막힌 길, 두 눈 부릅뜨고 운전대를 붙잡고 있을 바에야 느긋한 마음으로 쉬어가자. 한국관광공사가 고속도로를 비껴가는 국도와 지방도 주변의 관광지들을 ‘9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꼽았다. 어차피 막히는 귀성과 귀경길을 모처럼 가족과 함께 하는 나들이 기회로 만들어보자.

구불구불 고갯길 드라이브, 6번 국도

명절이 되면 인천과 동해안을 잇는 영동고속도로는 어김없이 완행도로가 된다. 우회도로인 6번 국도는 양평에서 횡성, 평창을 이어 강릉으로 이어지는 멋진 드라이브길이다. 팔당댐의 맑은 물을 지나 남한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횡성을 거쳐 해발 1,000m 가까운 구불구불 고갯길로 들어선다. 태기산(1,261m)을 넘어가는 양두구미재다. 창을 내리고 달리면 삼림욕장에 들어선 듯한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태기산 너머 평창군과 봉평면과 진부면을 잇는 구간에는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이효석 생가, 평창무이예술관, 달빛극장, 한국자생식물원, 월정사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평창과 횡성의 명물인 한우와 메밀국수, 진부의 깊은 골에서 캐 말려 놓은 산나물 등도 6번 국도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문의 평창군 관광경제과 (033)330-2541.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37번 국도

파주에서 문산, 연천을 지나 전곡으로 이어지는 37번 국도는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길이다. 선사시대, 고구려, 신라, 조선 시대의 유적과 6ㆍ25전쟁의 상처까지 다양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한반도의 태곳적 신비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올해 봄 700만년 전의 인류부터 시대순으로 화석인류를 복원한 선사박물관이 새로 문을 열었다. 유적지 건너 한탄강변에는 어린이를 위한 공룡 캐릭터 등이 조성돼 있다.

37번 국도를 따라 문산 방향으로 이동하면 역사 시대의 복판으로 들어선다. 신라 마지막 왕의 유택인 경순왕릉, 고구려의 방어기지 호로고루성 등이 지난 세기 그어진 군사분계선을 지척에 두고 있다. 법원읍 방향으로 조금 들어서면 자운서원 등 율곡 이이와 관련된 유적도 있다. 문의 연천군 문화관광과 (031)839-2061, 파주시 문화관광과 (031)940-4362.

가을꽃과 허브 향기 속으로, 17번 국도

경기 용인시 양지면에서 대전을 거쳐 충북 진천으로 이어지는 17번 국도는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막혔을 때 우회로로 사용되는 도로다. 이 가운데 용인-안성 구간에는 한택식물원, 백암순대마을, 죽주산성, 안성허브마을, 구메농사마을, 칠장사 등의 여행지가 줄지어 있다. 요즘 한택식물원을 찾으면 벌개미취, 구절초, 마타리, 솔체꽃 등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백남준아트센터나 장욱진 고택도 방문객들이 큰 만족감을 안고 떠나는 곳이다. 무청 등 다양한 채소를 넣어 만든 백암순대도 이 길에서 맛볼 수 있다. 문의 용인시 관광과 (031)324-2068, 안성시 문화체육관광과 (031)678-2495.

향긋한 풀내음이 가득한 여행, 368번 지방도

경기 포천시 신북면을 관통하는 368번 지방도는 자연과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싱그러운 길이다. 1998년 문을 연 허브아일랜드는 33만㎡ 부지 어디에 시선을 두든지 꽃과 허브를 볼 수 있는 테마 공원이다. 180여종의 허브가 자라는 식물 박물관, 양초 비누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엉 쁘띠 빌라쥬’ 등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허브를 이용한 차와 고기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허브레스토랑도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중탄산 나트륨 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신북 리조트, 폐채석장을 다양한 기획 전시와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킨 아트밸리도 이 길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포천시 문화관광과 (031)538-2101.

백제의 미와 피톤치드향, 4번 국도

서해안고속도로가 남부지역까지 막힐 때 돌아가는, 충남 부여와 서천을 잇는 4번 국도는 역사유적 탐방과 자연 속의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다.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왕도로 부소산성, 궁남지, 정림사지 등의 유적이 남아 있다. 해발 106m의 나지막한 부소산을 두른 산성은 울창한 숲 속에 산책로가 잘 닦여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들도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낙화암, 궁남지가 부소산성에서 멀지 않다. 서천에는 울창한 해송 숲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희리산자연휴양림, 모래찜질을 할 수 있는 장항송림산림욕장 등이 있다. 문의 부여군 문화관광과 (041)830-2244, 서천군 생태관광과 (041)950-4256.

고즈넉한 도심 풍경과 예술, 27번 국도

전북 군산에서 전주, 임실, 순창을 지나 전남 고흥까지 이어지는 27번 국도는 오래된 도시의 정취와 한국의 전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한옥마을, 경기전, 오목대, 전동성당 등 조선의 체취를 간직한 전주 구 도심으로 길이 관통한다. 전주를 벗어나면 모악산 자락에 편안한 쉼터로 자리잡은 전북도립미술관, 뜸과 식이요법 등을 배울 수 있는 안덕마을이 나온다. 임실의 경계로 들어서면 호수변으로 구불구불한 옛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옥정호를 만나게 된다. 문의 전라북도 종합관광안내소 (063)288-0105.

가을숲과 로맨틱한 와인동굴, 25번 국도

대구에서 경북 청도로 이어지는 25번 국도에는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숨겨져 있다. 국내 최초로 쓰레기 매립장 위에 조성된 대구수목원에서는 코스모스가 나풀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롱박과 수세미가 매달린 터널을 지나게 된다. 각각 다른 주제를 지닌 21개의 소원(小園)에서 하루 종일 꽃, 나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옛 남성현 터널이 와인 저장고로 변신한 청도 와인터널에서는 은은한 조명 아래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문의 대구시 문화관광과 (053)803-6512, 청도군 문화관광과 (054)370-2378.

물 따라 서정이 흐르는 길, 2번 국도

남해고속도로를 벗어나 경남 진주와 하동 사이를 이동하려면 2번 국도를 타야 한다.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굽어보며 서 있는 진주성,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진양호, 김동리 단편소설 ‘등신불’의 배경인 다솔사 등이 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섬진강 백사장을 곁에 두고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하동송림(천연기념물 제455호)도 이 길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진주시 문화관광과 (055)749-5086, 하동군 문화관광과 (055)880-2377.

남쪽 바다를 향해 가는 길, 17번 국도

17번 국도의 남쪽 끝은 전남 여수다. 이 길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접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호령하던 진남관 등 유적지와 바다 스포츠를 배울 수 있는 요트장,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준비로 분주한 사람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여수시민들이 참여해 만들고 있는 고소동천사벽화골목. 7개 구간 총 1,004m의 골목길에 구한말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모습을 벽화로 꾸미고 있다. 문의 여수시 관광과 (061)690-2821.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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